모태범 1000m 12위로 노메달…한국 종합 11위
이상화는 여왕 대관식, 컬링은 스웨덴에 석패
모태범(25·대한항공)이 두 대회 연속 올림픽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모태범은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내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09초37로 12위를 기록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차지한 모태범은 이틀 전 500m에서 4위에 그친데 이어 1000m에서도 주춤해 메달의 꿈을 접었다.
모태범은 마지막 조 직전인 19조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16조에서 뛴 스테판 그루투이스(네덜란드)가 1분08초39의 호성적을 거둬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고 출발선에 섰다.
아웃코스를 배정받은 모태범은 16초42만에 200m 구간을 통과하며 함께 출발한 브라이언 한센(미국)을 앞섰다. 그루투이스보다도 우위를 점하며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하지만 모태범은 첫 번째 코너에서 인코스를 파고든 뒤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중반 이후 체력 저하를 노출하면서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아웃코스 출발의 불리함도 모태범의 질주를 방해했다.
모태범은 600m 이후 다시 아웃코스로 빠지면서 눈에 띄게 속도가 저하됐다. 버티기 작전을 펼치려던 마지막 400m에서 27초46에 그친 모태범은 10위권에서도 밀려났다. 이날 레이스를 끝으로 이번 대회를 모두 마친 모태범은 올림픽 세 번째 메달 도전을 4년 뒤 평창으로 넘겼다.
베테랑 이규혁(36·서울시청)은 1분10초049로 21위에 올라 유종의 미를 거뒀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이규혁은 이날 6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 레이스에서 역주를 펼치며 큰 감동을 선사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막내인 김태윤(20·한체대)은 1분10초81로 30위를 차지했다.
여자 컬링대표팀은 최강 스웨덴의 높은 벽에 막혀 2연패에 빠졌다.
신미성(36)·김지선(27)·이슬비(26)·김은지(24)·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이뤄진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은 스웨덴과의 예선 3차전에서 4-7로 졌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여자 컬링대표팀은 예선 1차전에서 일본을 꺾으며 기세를 살렸으나 스위스와 스웨덴에 잇따라 패해 1승2패를 기록했다.
1엔드를 0-0으로 끝낸 여자 컬링대표팀은 2엔드에서 먼저 1점을 따내며 앞서갔다. 여자 컬링대표팀은 이후 3·4엔드에서 스웨덴과 1점씩을 주고받으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5엔드에서 3점을 헌납하면서 흐름을 스웨덴에 내줬다. 여자 컬링대표팀은 6엔드에서 힘겹게 1점을 만회했으나 7엔드에서 1점을 내준 후 8엔드에서 2점을 허용해 승기를 빼앗겼다.
조정명(21·대한루지연맹)과 박진용(21·전북루지연맹)은 루지 2인승 2차 레이스에서 51초475로 결승선을 통과해 18위를 차지했다.
1차 레이스에서 51초643(18위)을 기록했던 루지 대표팀은 1·2차 레이스 합계 1분43초118로 19개 참가국 가운데 18위에 랭크됐다. 2차 레이스에서는 1차 레이스에 비해 0.168초 빨리 결승선에 도착했지만 순위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올 시즌 월드컵 2인승 부문 랭킹 30위에 그쳤던 루지 대표팀은 가장 규모가 큰 올림픽에서 완주했다는 점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전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25·서울시청)는 화려한 대관식을 치렀다. 이상화는 메달 플라자에서 진행된 시상식에 참석해 금메달을 수여 받았다. 이상화는 애국가가 나오자 눈물을 쏟아내며 큰 감동을 선사했다.
한편 모태범이 메달 사냥에 실패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는 네덜란드가 돌풍을 이어갔다.
세계랭킹이 14위에 불과한 스테판 그루투이스는 1분08초39로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따돌리고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데니 모리슨(캐나다)이 1분08초43으로 뒤를 이었고 미셸 멀더(네덜란드·1분08초74)가 3위에 올랐다.
3연패에 도전했던 세계랭킹 1위 샤니 데이비스(미국)는 1분09초12로 8위에 그쳤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데이비스는 네덜란드의 기세를 넘지 못하고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여제' 린지 본(미국)이 빠진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에서는 공동 금메달이 탄생했다.
티나 메이즈(슬로베니아)와 도미니크 지신(스위스)은 1분41초57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최종기록이 100분의 1초까지 같은 두 선수는 사이좋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역대 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에서 공동 메달 수상자가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달 순위에서는 독일이 금 6·은1·동1 개의 순도 높은 수확으로 선두를 꿰찼다. 캐나다가 금 4·은4·동 2개로 2위를 질주했고 노르웨이(금 4·은3·동5)가 3위에 랭크됐다.
한국은 금 1개로 전날보다 한 계단 밀린 공동 11위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