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없는 ‘방탄 정당’…이재명 체제 “임계점 가까워져”

의총서 거취 문제 제기…李 “총선까지 믿어 달라” ‘방탄’ 프레임 피하기 어려울 듯…“도덕성에 치명적”

2023-06-13     뉴시스
▲ 생각에 잠긴 이재명 대표. /뉴시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 터진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혁신을 외쳤지만, 결과는 연루 의원들에 대한 ‘방탄’이었다.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무더기로 반대표를 던지면서 ‘부패 정당’이라는 프레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법리스크에 휘말린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이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의원들의 발언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설훈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명계에서는 사퇴 요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투자 사태 등 지도부의 대응 방식에 쌓였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혁신위원장 인사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의총 마지막 발언을 통해 자신을 믿고 내년 총선까지 힘을 모아달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이 대표가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 이기지 못하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 아닌가, 총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 얘기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지금은 단결하고 통합할 때이고 나를 도와달라’는 식으로도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재명 사퇴론’에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의총 이후 이어진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대다수의 민주당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혁신 의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자율투표로 진행된 것이고 당론으로 정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대표가 ‘방탄 정당’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2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도 민주당은 이를 부결시킨 바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최근 돈 봉투 사건 등등에 대해 당이 보여준 온정주의적 태도에 국민들로부터 도덕적 문제가 제기됐고,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비해서 도덕성에서도 뒤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온다”며 “민주당으로서는 굉장히 치명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부분을 이 대표가 스스로 나서서 리더십을 회복해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취에 대한 문제들이 훨씬 더 눈덩이처럼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진행자가 ‘임계점이 넘었다고 보나’라고 묻자 “아직이고 끓었으면 이미 대표는 그만뒀을 것”이라며 “굉장히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당내 상황을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지도부가 혁신위원회를 구상 중이지만, 이 대표 체제에서 만들어지는 혁신기구는 결국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같은 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4.7 재보궐 패배하고, 대선 패배하고, 지선 패배하고 연속으로 3개의 큰 선거에서 패배했다. 그리고 이 대표 체제가 들어왔다”며 “1년이 지났는데 이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더욱더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지금 받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혁신위에서 이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에 “결국은 바닷물에 소금을 왕창 들이붓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혁신위가 뭘 하는 곳인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