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추성산성' 뜨고 '괴산 왕소나무' 진다

2014-01-02     강신욱 기자

충북 증평군과 괴산군이 올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해제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달 중으로 지난해 11월21일 지정 예고한 도안면 노암리 '추성산성(杻城山城)'(이성산성·二城山城)에 대해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사적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문화재청은 현재 추성산성이냐 이성산성이냐를 놓고 해당 지역 의견 수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충북문화재전문위원인 강민식(청주 백제유물전시관 학예사) 박사는 1899년 제작한 '청안현읍지'에 이성산과 추성산을 따로 기록하고 있음을 들어 노암리 토성은 추성산성이 아니라 이성산성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을 주민 170명도 그동안 불러온 이성산성으로 사적 이름을 붙여달라는 건의서를 군에 제출했다.

반면 발굴조사를 맡은 (재)중원문화재연구원은 최근 펴낸 발굴조사 종합보고서에서 "이성산성이 위치한 산은 조선 전기부터 추성산으로 불렸음은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추성산은 ‘청안군읍지’(1898년)가 간행되는 단계에 이르러 산 위에 두 개의 성이 있다는 것에서 이성산이라는 별칭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이후 본래 산의 이름인 추성산이란 명칭은 사라지고 이성산, 니성산(尼聖山) 등으로 변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해서 추성산이란 이름이 이성산 등보다 먼저 쓰인 것으로 설명했다.

여하튼 1600여 년 전 한성 백제시대에 축조한 것으로 보이는 노암리 토성은 추성산성이든 이성산성이든 이달 중 사적 지정으로 증평군에서는 첫 국가지정문화재 탄생을 앞두고 있다.



괴산군 청천면 삼송2리 천연기념물 290호 '괴산 삼송리 소나무'(일명 왕소나무)는 지난해 11월6일 고사(枯死) 판정을 받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천연기념물 지정 해제를 한다.

문화재청과 괴산군은 이달 중 왕소나무 보존을 위한 설계에 들어가기로 했다.

두 기관은 2012년 8월28일 태풍 볼라벤의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1년이 넘도록 소생 노력을 했지만 끝내 고사 판정을 받은 왕소나무를 국민 홍보와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문화재 관리 당국은 누워 있는 왕소나무를 약간 들어 올린 채 보존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수령 600년 이상 된 왕소나무는 높이 12.5m, 둘레 4.7m로 줄기가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닮아 '용송(龍松)'이라고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