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여관 전전' 가정…서울시, 임차보증금 지원
서울시는 겨울철 일정한 주거지없이 자녀들과 고시원, 여관 등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주거위기가정' 21가구에 최대 500만원의 임차보증금을 지원한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지난 10~11월 숙박업협회와 시교육청, 자치구복지전달체계와 함께 주거위기가정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모두 27가구의 주거위기가정을 발굴했다.
위기가정 대부분은 고시원이나 모텔, 여관, 찜질방 등에서 보증금없이 일비나 이용료 등으로 근근히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 중 한부모 가정이나 자녀를 둔 미혼모 등 극한 상황에 처한 경우도 있다.
도봉구에 사는 A씨는 남편이 교도소에 수감돼 자녀 3명과 함께 모텔에 거주하고 있었다. 성북구 B씨는 배우자가 집을 나간 뒤 자녀들과 함께 여관에서 살고 있었으나 여관비가 6개월 넘게 밀린 상황이었다.
이에 시는 이들 가구 중 11가구에 최대 500만원의 임차보증금을 지원했다. 지난해에 이어 2번째인 이번 지원은 대한주택보증과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등의 민간협력이 이뤄졌다. 대한주택보증은 올해 5000만원을, 내년에 1억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에는 교회 10곳의 신도들도 지원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소망을 찾는 이를 비롯, 후암동 교동협의회, 청화교회, 뉴시티교회, 서울광염교회, 남대문교회 등이 위기가정과 결연을 맺고 10가구에 최대 400만원의 임차보증금을 지원한다.
시는 27가구 중 이주를 원치 않거나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6가구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제도적 지원에 있어 민간단체와 교회의 협력을 통해 탄력을 받게 됐다"며 "맹추위에 불안한 주거환경까지 더해져 고통스러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에게 도움과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