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의 이웃사랑, 틀니로 온정

홀어머니 모시고 어렵게 산 정점수씨에 틀니 제공

2013-12-19     이원환 기자

중구 장충동에 사는 정점수(55)씨는 두달 전만해도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고기 맛을 잘 몰랐다. 발음도 새 사람들과 대화하는데 불편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고기 씹는 맛을 느끼고 전보다 나아진 발음으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장충동 주민의 도움으로 만든 틀니 덕분이다. 약간 정신지체가 있는 정씨는 서울 곳곳을 떠돌아 다니다 2000년부터 장충동에 살며 몸이 불편하고 연로한 어머니 최모(84)씨를 모시고 산다. 천성이 착해 꾀부리지 않고 공공근로 일을 열심히 했다.

지난 7월, 부임한 지 두달 갓 지난 신동문(56) 장충동장이 말없이 묵묵히 일하는 정씨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서야 정씨의 이가 하나도 없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신 동장은 정씨를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그 달 주민자치위원회 회의때 정씨의 사연을 이야기했다. 이때 이영균(56)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이 틀니를 제공하겠다며 흔쾌히 나섰다.

어릴 때부터 중구에 거주하고 장충동에서 20년 이상 라면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던 이씨는 평상시에도 불우이웃돕기 행사때마다 라면을 지원하는 등 이웃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었었다.

이씨와 신 동장은 수소문 끝에 대학로의 이물비치과 김진화 원장을 소개받았다. 정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김진화 원장이 150여만원에 달하는 시술비용 대신 재료비만으로 틀니를 만들어 주었다.

정씨의 잇몸이 너무 약해 두달 동안 치료후 틀니를 착용했고, 잇몸에 정착될 때까지 보정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