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대덕동, 어르신들 위한 사랑의 목욕봉사 실시

열탕보다 더 뜨거운 이웃사랑

2013-12-16     김지원 기자

고양시 덕양구 대덕동 어르신들이 지난 12일 한곳에 모이셨다. 엄동설한에도 불구하고 모이신 어르신들의 얼굴에 만면의 웃음이 가득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오늘이 사랑의 목욕 봉사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은 벌써 뜨끈뜨끈한 욕탕에 온몸을 푹 녹이실 생각에 행복하신 듯하다.

대덕동에는 대중목욕탕이 없다. 그래서 대덕동 주민들은 다른 동에 있는 목욕탕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버스를 두 번 또는 세 번이나 갈아타야 한다. 어르신들에게 오늘 같은 목욕봉사가 특히 반가운 이유다.

대덕동 어르신들은 이렇게 일 년에 두 번씩 뜨끈뜨끈한 대접을 받으신다. 올해는 열두 분의 부녀회원 여러분과 새마을 지도자 여러분들이 발 벗고 나서 70여 분의 어르신들을 깨끗이 씻겨드리고 있다. 유창근 대덕동장과 김학운 주민자치위원장도 역시 찾아와 어르신들의 하차를 도우며 인사를 드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번 행사에는 자랑할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그것은 올해 목욕봉사에 사용되는 비용이 주민들이 손수 재배한 고구마의 판매 수익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올해 초 대덕동 주민들은 마을 공동경작지에 고구마를 심었다. 그 고구마들은 주민들의 관심 속에 무럭무럭 자라 주었고 풍성한 수확으로 되돌아왔다. 고구마들은 우선 여러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공급되었다. 그러고도 남은 것들이 판매됐는데 그 수익금이 쏠쏠했던 것이다.

선한 가슴은 다른 선한 가슴을 부르는 모양이다. 이렇게 마을 직능단체들이 팔을 걷고 나서자 국방대학원에서는 대학원 내에 갖추고 있는 목욕탕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선처를 해주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대학원은 자교의 통학용 버스까지 제공해서 어르신들을 손수 목욕탕으로 모셨다.

모처럼만에 특별한 서비스를 받으신 후에 어르신들은 맛있는 점심식사를 드실 계획이다. 이 모두가 고구마 덕분이라니 참 신기한 일이다.

대덕동에 뜨끈뜨끈한 목욕탕은 없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탕보다 훨씬 더 뜨거운 이웃사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