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청소녀 절반, 성관계 경험"…서울시 실태조사

2013-12-12     조현아 기자

서울시가 조사한 10대 가출 청소녀의 절반 가량이 성관계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시가 가출청소녀 205명(시설입소자 112명·비입소자 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9.7%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첫 성관계 연령은 평균 14.9세로 조사됐다.

성매매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22.1%를 차지했다. 이들이 성매매를 하게 된 계기는 '돈을 벌고 싶어서(29.6%), '잘 곳이 없어서(21.4%), '배가 고파서(11.2%)'의 순으로 나왔다. 아울러 응답자의 22.9%가 성희롱·성추행 피해를, 25.3%가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특히 가출청소녀의 30%는 임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중 71.4%가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흡연과 음주를 하는 가출청소녀의 비중도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72.2%가 흡연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55.1%는 한 달 이내 음주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경우는 절반인 50%를 차지했다. 여관이나 모텔 등 특정 거주지없이 생활하는 가출청소녀는 22%로 조사됐고, 가출한 지 6개월 이상된 응답자도 45.9%에 달했다.

가장 기피하는 병원 진료과목으로는 산부인과가 46.8%로 가장 높았고 정신과가 27.6%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필요한 진료과목 역시 산부인과(40.5%)와 정신과(36.5%)가 꼽혔다.

이러한 가출청소녀들의 건강지원과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는 지난 9월 '청소녀 건강센터'를 전국 최초로 설립했다.

시는 13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청소녀 건강센터를 내방한 가출청소녀들을 대상으로 산부인과와 가정의학과, 치과, 피부과 등의 진료 및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현옥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가출청소녀들에 대한 건강지원은 개인의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재생산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