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마지막 대어' 추신수, 종착지는 어디?…윈터미팅에 관심
미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들의 대형 계약소식이 속속 전해지는 가운데 '마지막 FA 대어' 추신수(31)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FA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로빈슨 카노(31)는 10년간 2억4000만 달러(약 2540억원)에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었다. 추신수와 함께 '외야수 FA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제이코비 엘스버리(30)는 7년 1억5300만 달러(약 1623억원)에 뉴욕 양키스를 택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추신수에 대해 "FA시장에 남아있는 최고의 외야수"라고 평가하며 대박계약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미 프로야구의 굵직한 현안들이 논의되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10일부터 13일까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려 추신수의 진로 문제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신수를 설명하는 3가지 키워드…·출루머신·호타준족·외야수
추신수는 올 시즌 154경기에 출전해 21홈런 54타점 112볼넷 20도루 출루율 0.423 타율 0.288을 기록했다.
볼넷과 출루율은 모두 내셔널리그(NL) 2위에 올라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출루머신'으로 자리매김했고 개인통산 3번째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 호타준족의 면모를 제대로 과시했다.
외야 수비도 수준급이다. 우익수로 뛰던 클리블랜드 시절에는 2012년 '골드글러브' 최종후보로 오를 만큼 빼어난 수비능력을 과시했다. 신시내티 레즈 유니폼을 입은 올해는 생소한 중견수 포지션을 맡아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추신수를 원하는 팀은 활발한 출루가 필요한 '상위타순'에서 부족함을 느끼면서 외야수에 여유가 있는 구단일 가능성이 크다. 장타력을 갖췄기에 추신수는 2~3번 타자도 문제없다. 하지만 외야수가 꽉 차 있는 팀은 추신수 영입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
▲텍사스·디트로이트 등 유력 후보로 거론
한때 유력 종착지로 거론됐던 양키스는 FA시장에서 외야수 엘스버리와 카를로스 벨트란(36)을 영입, 사실상 추신수 영입전에서 물러났다. 또 다른 유력 영입구단이었던 뉴욕 메츠는 외야수 커티스 그랜더슨(32)과 계약을 맺었다.
원 소속팀인 신시내티는 '재정상의 문제'로 백기를 들었고 시애틀 매리너스 역시 카노와 대형계약을 맺으면서 출혈이 커 추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현재 추신수의 유력 종착지로 거론되는 팀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텍사스는 외야수 킨슬러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로 보내고 반대로 내야수 필더와 현금 3000만 달러(약 318억원)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 공격력 높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텍사스의 '공격력 강화' 욕심은 필더 영입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최근 "여전히 공격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밝힌 텍사스 존 다니엘스(36) 단장의 말을 전하며 추신수의 영입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텍사스주 지역 매체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텍사스가 추신수를 영입해 타선을 강화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고액 연봉자였던 필더를 텍사스로 보낸 디트로이트는 4년 3600만 달러(약 381억원)를 아낄 수 있게 돼 연봉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 추신수 영입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 충분한 실탄을 갖고 있다.
ESPN은 "디트로이트는 필더를 대신할 수 있는 좌타자와 코너를 지킬 외야수가 필요하다"며 "추신수는 모든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톱타자이자 외야수로 활약했던 엘스버리를 놓친 보스턴도 눈 여겨 볼만한 팀이지만 현지 언론은 다소 부정적이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보스턴이 추신수를 영입하고 (우익수)셰인 빅토리노를 중견수로 보내기는 쉽지 않다"며 "또한 보스턴은 수준급 외야수가 많다"고 추신수의 보스턴행을 낮게 예상했다.
▲추신수 계약기준 "엘스버리급"…협상 지연은 '작전설'도
현지 언론은 추신수의 계약기준이 7년 1억5300만 달러를 받은 엘스버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계약기간이 길어진다면 엘스버리보다 몸이 튼튼하고 득점 생산력이 뛰어난 추신수가 더 높은 금액을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거물급 FA가 모두 도장을 찍은 가운데 추신수만 남은 이유에 대해서는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협상전략 때문이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 CBS스포츠는 "보라스는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계약을 기다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필더와 알버트 푸홀스(33·LA에인절스)의 사례를 언급했다. 보라스는 2011년 푸홀스의 계약은 12월초에 맺었지만 필더는 해를 넘긴 2012년 1월 중순에야 도장을 찍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