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직원들 손으로 ‘2020 중구 미래비전’발간

외부용역시 들어갈 1억7천만원 절약, 복지예산으로 사용

2013-12-03     이원환 기자

중구청 직원들이 직접 ‘중구 중장기발전 종합계획(이하 장기발전계획)’책자를 만들어 1억7천만원의 예산을 절약,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자는 3년 전인 2010년 12월에 수립한 장기발전계획서는 1억7천여만원을 들여 외부기관의 연구용역을 통해 만들어졌다. 직원들의 손으로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은 3월부터 추진됐다. 7년 후의 미래상을 담은 장기발전계획이 필요하지만 재정상황이 열악한 상황에서 2억 가까운 연구용역비는 부담스러웠다. 이때 최창식 구청장이 공직사회에 고학력자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공무원들이 직접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자고 아이디어를 내놨다.

외부연구용역진들의 이론 위주보다는 현장실무를 갖추고 고학력 공무원들의 능력이 어우러져 현실을 최대한 반영한 실질적인 장기발전계획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기획예산과의 주관 아래 각 부서마다 직접 초안을 작성했다. 국장단 회의, 부구청장 주재 간부회의 등을 거쳐 수정된 계획(안)을 마련했다. 구민중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중구포럼 위원들의 연구 검토와 주제 발표 등을 통해 완성되었다.

33개 부서 260여명의 직원들이 참여해 6개월여만에 제작된‘중구 중장기발전종합계획’은 ▷교육ㆍ체육 ▷문화ㆍ관광 ▷보건ㆍ복지 ▷도시ㆍ환경 ▷안전ㆍ교통 ▷행정ㆍ재정 등 7개 부문의 36개 전략 127개 실천과제를 담고 있다. 중구미래 발전을 위해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사안들이다.

이중 2020년 외래관광객 2천만명 시대를 위한 전략이 돋보인다. 한국 천주교 최대 순교지인 서소문공원을 역사공원과 천주교 성지로 재조성하고, 서울역 국제교류단지와 연계해 세계적 명소 공원으로 조성한다. 또한 서울의 5대 천주교 성지와 연결한 국제성지순례 벨트를 구축해 서울의 ‘산티아고 가는 길’로 만든다.

서울에서 도성 밖으로 시신이 나가던 문인 광희문 주변을 관광자원화하여 사후세계 체험 등 독특한 관광체험 이벤트를 개발한다. 조선시대 인쇄소인 주자소가 있던 중구 주자동에 인쇄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동별 역사이야기 공간을 2015년까지 15개 전 동에 설치한다.

최창식 구청장은 “직원들의 능력이 어우러진 알토란같은 장기발전계획 수립으로 1억7천만원의 예산을 절약하여 복지예산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며 “관심있는 직원들로 T/F팀을 구성해 다른 연구용역도 수행하여 예산도 줄이고 공무원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