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홍릉 KDI'서 연 까닭은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오전 경제분야와 관련해 유일한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서울 동대문구 홍릉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주재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분기별로 한번씩 열리는데 박 대통령은 지난 5월과 8월 열린 1·2차 회의를 청와대에서 주재했다.
박 대통령이 이번 3차 회의를 청와대를 벗어나 KDI에서 주재한 것은 KDI가 다음달 23일 세종시 신청사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약 한 달 뒤면 KDI가 설립자인 박 전 대통령 이후 40여년 간의 홍릉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장소에 둥지를 마련, 새출발하면서 박 대통령 시대를 맞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책 '싱크탱크'인 KDI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과정에서 경제·사회 분야에서의 정부 정책수립과 제도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1971년 설립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다. 홍릉 KDI 건물 로비에는 박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걸려 있기도 하다.
특히 KDI 출신들은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 시절에 이어 박근혜정부에서도 경제 관련 정부 요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13대 KDI 원장 출신으로 새 정부의 초대 경제사령탑을 맡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KDI 초빙교수로 활동한 바 있는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KDI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하다가 기초연금 구원투수로 투입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경제자문회의에도 12대 KDI 원장을 지낸 현정택 부의장을 비롯해 조동철 KDI 정책대학원 교수, 유경준 KDI 선임연구위원, 신인석 중앙대 교수(전 KDI 연구위원), 안덕근 서울대 교수(전 KDI 정책대학원 교수) 등이 포진해 있다.
이와 관련해 조 수석은 전날 브리핑에서 "한국의 이공계와 인문·사회계의 싱크탱크를 주도했던 대표적 연구기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와 KDI"라며 "그 중 하나인 KDI가 홍릉 시대를 마감하고 '포스트 홍릉 시대'에는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에 대한 의미도 담을 수 있을 것 같아서 KDI로 장소를 정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