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에 서욱 “심각한 위협”…美국방장관, 강경발언 자제

日 방위상, 北 모라토리엄 철회 우려 서욱 “우리에게 직접적, 심각한 위협”

2022-02-10     뉴시스
▲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대화하는 서욱 장관. /뉴시스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두고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 장관이 고강도 대북 비난 발언을 자제한 반면 서욱 한국 국방장관은 가장 강경한 어조로 미사일 발사를 비판했다.

국방부 당국자에 따르면 서욱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대신은 10일 오전 7시45분부터 약 30분간 통화했다.

세 사람은 지난달 북한이 발사한 각종 미사일, 특히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에 관한 평가를 공유했다. 이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동북아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한국과 일본은 비교적 북한 미사일 문제를 심각하게 평가했지만 오스틴 장관은 발언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철회 검토 입장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미사일 경보훈련과 탄도탄 탐지 추적 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의 발언에 대해 오스틴 장관은 답하지 않은 채 다음에 직접 만나면 이 문제를 다루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통화 내내 짧은 발언으로 일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사람은 대면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자는 데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이마저도 확정되지는 않았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외교적인 해법을 우선시하는 가운데 오스틴 장관도 이에 발맞추기 위해 강경 발언을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서욱 장관이었다. 서 장관은 미일 장관을 향해 “최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연이은 미사일 시험 발사는 우리에게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며 지역 정세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북한을 비난했다.

서 장관은 또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우리 군의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체계 등 독자적인 가용 능력과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억제 및 대응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