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특검 승부수 통할까…대여공세 총력

2013-11-17     이원환 기자

민주당이 정국돌파 승부수 칼을 빼들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특검 드라이브 강화 전략으로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놓고 정국경색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고의 폐기됐다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는 '특검강경책'에 불을 붙였다.

여기에 이번주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18일)을 비롯해 대정부질문(19~25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관련 본회의(18일) 등 여야간의 대치를 심화시킬 전투장이 즐비하다.

◇다시 불붙는 NLL대화록 정국…민주, 돌파구 특검으로

일단 민주당은 대정부 질문 등을 최대한 활용해 고강도 대여공세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검찰 수사발표로 주도권 탈환의 호기를 잡았다는 점에서 한동안 대화록 프레임으로 정국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 수세에 몰릴때마다 대화록 카드로 반전에 성공한 만큼 민주당으로써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실체적 근거없이 의도를 가진 짜맞추기 수사라고 즉각 반발하며 특검을 도입해 국기문란행위를 단죄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초반 불끄기로 여당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내년에 있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NLL(서해북방한계선) 대화록 정국이 지속된다면 선거에서 연패중인 민주당에 또다시 아픔을 안겨 줄 수도 있다.

민주당이 NLL대화록 정국을 빠른시간내에 정치권에서 잠재우기 위해 사력을 다 하는 이유다. 연일 박 대통령에게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책임론과 정국경색의 해결자임을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연유때문이라는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김한길 대표는 "우리 정치는 지난 대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위 찌라시 해명처럼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한 정치권의 소모적인 공방이 계속될 것"이라며 "특검도입과 국정원 개혁 특위로 이제는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NLL대화록 정국 조기진화를 위해 양특(특검+국가정보원 개혁 특위) 수용압박에 총력전을 벌일 방침이다. 특검을 정기국회 주요법안과 예산안 처리와 연계해 대여공세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높다.

◇박근혜 시정연설, 정국흐름-野대여투쟁 운명 결정

이같은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정치권의 시선은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로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따라 연말을 앞둔 정국 흐름은 물론 민주당의 대여투쟁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강조한 것처럼 박 대통령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치상태를 풀 수 있는 사실상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은 박 대통령이 연설에서 정부 예산안에 대한 설명과 국회의 협조 등을 요구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도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지만 꼬인 정국을 풀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도 정국해법이 나오지 않을 경우 연말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극한대치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정기국회 폐회까지 빈손으로 끝내고 이후 연말 임시국회에서 사활을 건 대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 시정연설의 수위에 따라 대여투쟁의 방식과 강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양특수용 등 진전된 상황이 나오지 않을 경우 연말 예산안과 연계된 고강도 압박과 대여공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