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불 끄기 바쁜 회장님들…전경련 회의 대거 불참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 회의가 주요 대표 회장들의 대내외적 악재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참석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올해 마지막 전경련 정기 회장단 회의가 열린다. 지난 9월12일에 이어 4개월 만이다.
이번 회장단 회의도 상당수의 그룹 총수들이 불참할 것으로 보여 '반쪽 회의'가 될 전망이다.
전경련 회장단은 허창수 회장(GS그룹 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이준용 대림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윤 삼양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류진 풍산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강덕수 STX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가운데 지난 달 12일 회의에는 허창수 회장과 이준용 회장, 박영주 회장, 김윤 회장, 류진 회장, 장세주 회장, 이승철 부회장 등 7명만이 참석했다.
전경련 회장과 상근 부회장을 빼면 5명만 참석한 셈인데다 재계에서 영향력을 가진 4대 그룹 총수들은 전부 빠졌고 허 회장을 빼면 10대 그룹 내 총수들도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회장단 회의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3일 미국 출장길에 올라있고, 구본무 회장과 김준기 회장은 오래전부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이후 전경련 회의에는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 최근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현재현 회장과 재판 중인 최태원 회장, 김승연 회장이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며, 사퇴논란이 일고 있는 정준양 회장이나 유동성 논란이 일고 있는 일부 그룹 총수들도 참석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총수들은 개인일정 등을 이유로 참석하기 어려워 올해 마지막 전경련 회장단 회의도 10명 이내로 참석해 '반쪽'짜리 회의가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전경련 회장단 회의가 위축되면서 재계가 힘을 모아야 할 각종 현안이 힘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경영위기 등 대내외적으로 우환에 시달리고 있는 회장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경영난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가지 않겠냐"라며 "전경련 회의 자체가 참석에 강제성을 두고 있지 않은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급한 불'을 끄기에 바쁜 회장들에게 (전경련 회의에) 참석할만한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