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 "11월 기준금리 동결" 한 목소리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뒤 5개월 연속 연 2.50%를 유지하고 있다.
뉴시스가 10일 금융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11월 기준금리 방향을 문의한 결과 모두 '동결'을 예상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과 페루중앙은행 등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인도중앙은행의 인상 결정 등은 우리 통화정책에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대부분이었다.
◇해외중앙은행의 금리조정 큰 변수 안 돼
전문가들은 ECB의 금리 인하 결정이 이달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해외중앙은행의 금리 조정은 참고사항일 뿐"이라며 "완만하게나마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우리 경제상황에서 ECB처럼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그는 "유럽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보니 성장 패러다임 자체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킬만한 강한 모멘텀이 필요해 인하를 결정했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는 재정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성장국면으로 진입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인하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선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거시금융팀장은 ECB의 금리 조정이 변수는 될 수 있다고 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금리 기조가 ECB와 상당히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또한 인하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유럽 경기가 나빠져서 국내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유럽과 한국의 정책금리간 상관관계가 높아지겠지만 현재 국내 경기는 대외불안요인이 존재함에도 회복 국면에 있다"고 평가했다.
◇인상도 시기 상조…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기 주목해야
인상을 논하기도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내 경기 측면에서는 회복의 흐름이 미약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내년 하반기에나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기홍 외환은행 연구원은 "대외경기의 회복이 국내 경기를 견인한다는 기대감은 유지되고 있지만 경기회복속도가 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유로존 등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대외교역활동이 개선되는 모습이 가시화된다면 내년 하반기 정도에는 소폭 인상의 여지가 있다"고 관측했다.
윤여삼 선임연구원은 "경기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물가가 낮게 유지되고 있어 금리 인상은 어렵다"며 "최근 원화절상 압박도 크다보니 인상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봤다.
윤 선임연구원은 "내년에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개시되면서 달러 강세, 원화 약세로 돌아서고 3% 중반 이상의 성장률이 나와야 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동결 기조가 유지되다가 내년 4분기에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금융연구실장은 "금리의 경기순환성을 고려할 때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우리 정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당분간 미국 정책의 기조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금리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원화 절상이 위협적이지만 미국 출구 전략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변동할 요인은 없다"고 진단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경기 회복세의 흐름이 약한 상황에서 다른 선택 없이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세가 뚜렷해 지면 금리 인상이 검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완중 연구위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향후 추세적으로 금리인상이 이어진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며 "이는 경기가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사이클을 보이기 시작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은 경기 과열로 인한 물가상승압력이나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인데 내년 하반기까지도 여전히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과 실제 성장률간의 괴리(GDP갭)은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하반기 이후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