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문재인 겨냥 총공세…"대화록 잘 있다니 궤변"

2013-11-07     이원환 기자

7일 새누리당 지도부는 "대화록은 멀쩡히 잘 있다"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검찰 출석 발언'을 겨냥해 "뻔뻔하다"는 등 한 목소리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야당 대선 후보였던 문 의원의 검찰 출석을 고리로 사초 폐기 의혹과 관련한 여당의 공세 수위가 한층 높아지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어제 문 의원의 검찰 소환 모습을 보면서 참 뻔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참고인으로 소환된 이유를 다른 쪽으로 물타기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표는 "사초가 없어졌기에 그 이유를 조사받으러 가서, 대화록이 멀쩡하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검찰청 앞 소수 지지자의 연호와 꽃다발과 문 의원의 물타기로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대화록이 멀쩡히 잘 있다는 것은 무슨 황당한 궤변인가"라며 "속이 시커면 흑안무치(黑顔無恥)"라고 비난했다. 유수택 최고위원도 "문 의원이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았다"며 "우리 국민이 고대하며 듣고 싶었던 것은 얼토당토 않은 변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의원의 발언을 두고 차기 대권을 위한 정치적 노림수라는 평도 나왔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문 의원에게는 국가 사초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왜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았는지 사실관계를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일은 안중에 없는 듯 하다"며 "이 국면을 어떻게 자신의 대선 가도에 유일하게 이용할 것인지 골몰하는 건 아닐까 우려한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어제 검찰에서 문 의원이 보인 자세는 대화록 문제를 확대시킨 장본인으로서 정치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책임자 느낌이 아니라 영예로운 자리에 가는 듯한 환상을 갖고 있다는 판단을 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문 의원을 ▲사초폐기죄 ▲사초은닉죄 ▲사초절취죄 ▲기밀유출죄 ▲사초사기죄라는 '5대 범죄'의 장본인이라고 규정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 사안은 최초 작성된 회의록의 원본을 삭제한 사초폐기죄, 그 내용을 수정한 수정본을 국가기록원에 이관하지 않은 사초은닉죄, 회의록을 봉하마을로 갖고가서 개인적으로 보관한 사초절취재,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대화록을 개인적으로 들고나간 기밀유출죄, 이와 관련해 거짓말을 한 사초사기죄 등 다섯개 범죄에 속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5대 범죄에 대한 장본인으로서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문 의원이 납득할 만한 경위나 사죄 없이 무책임하게 행동 한다면 국민에게 다시 한 번 큰 죄 지는 것"이라며 "문 의원은 스스로 최종적으로 회의록을 감수하고 정부 보존 기록으로 넘져주고 온 사람이라고 대선 때 직접 말했던 점을 기억하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당당하지 못한 검찰 출두였다"며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기록물이 총 755만여 건인데 1급 기밀은 단 두 건,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회의록을 콕 찝어서 국가기록원에 이관하지 않았다. 이제와서 단순실수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문 의원은 사초 폐기 의혹과 관련해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며 "대화록은 멀쩡히 잘 있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참여정부가 국가정보원에 남겨놓은 국가비밀기록을 국가정보원과 여당이 불법적으로 빼돌리고, 내용을 왜곡해 대통령 선거에 악용했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