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리인하 요구권 광고 '인색'
2013-11-01 엄정애 기자
은행권이 대출을 받은 후 거래 조건에 변화가 생겼을 때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 요구권'을 홍보하는데 인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1일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농협 등 18개 은행이 '금리인하 요구권'과 관련해 광고를 게재한 것은 46건에 불과했다.
특히 은행권은 홈페이지나 고객에게 배포하는 상품 설명서에 형식적으로 광고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금리 인하 요구권을 안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소요 비용은 0원이나 다를 바 없었다.
은행별로 IBK기업은행이 8건으로 그나마 가장 많았고 이어 국민·SC은행 6건, 우리·외환·전북은행 4건, 부산은행 3건, 신한·농협·수협·광주은행 2건, 산업·경남·제주은행 1건 등이다. 하나은행과 씨티은행, 대구은행, 수출입은행 등은 1건도 없다.
이처럼 금리 인하 요구권 안내에는 인색한 시중은행들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용한 광고비는 1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금리인하 요구권을 은행들만 아는 비밀처럼 쉬쉬한 것은 국민들이 피 땀 흘려 모은 돈을 갈취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7월 실적 점검에 나서면서 은행권의 홍보가 시작된 만큼 향후 적극적으로 홍보해 금융소비자들이 정당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