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김기춘·김진태 PK라인 편중인사 공방

2013-10-30     이원환 기자

여야가 30일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를 비롯한 정부 내 부산·경남(PK) 인맥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민이 걱정하는 사정기관 특정지역 싹쓸이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말씀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침묵한 채 청와대와 여당이 능력 있는 사람을 고르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말하는 건 PK를 제외한 다른 지역 사람들을 2번 죽이는 저급한 독설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김기춘, 정홍원, 김진태 이른 바 초원복집 3인방의 삼각편대의 재구축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김진태 카드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제2의 초원복집 사건으로 만들겠다는 속셈은 아닌지 매우 불안하고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같은당 배재정 대변인도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통화에서 "1992년 12월에 이른바 부산 초원복집 사건 때 김기춘 비서실장이 당시 부산지역 기관장들과 김영삼 후보 지원을 논의하면서 '우리가 남이가'란 말을 남겨서 물의를 빚었다"며 "이를 도청 사건으로 뒤집었던 검찰 특수 1부장이 정홍원 국무총리고 당시 구형 검사가 김진태 내정자였다"고 설명했다.

배 대변인은 "정 총리는 경남 하동 출신이고 김 실장은 경남 거제 출신이다. 현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모두 부산 출신"이라며 "국가 의전서열로만 놓고 보면 2위인 강창희 국회의장을 제외하면 1위에서 5위가 모두 PK 내지 영남을 대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능력 위주의 인사라며 반박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KBS1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들려오는 얘기를 들어보면 PK 출신이 아닌 한두분들한테도 제의를 했는데 그 분들이 인사청문회도 싫고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일이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고사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정황을 소개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들을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리더십이나 업무 능력을 갖춘 능력 있고 유능한 좋은 분들을 모시려고 하다 보니까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던 것 아니겠냐"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같은 검찰이나 동향 출신이라 해서 누구누구 라인이라고 단정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억지"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정갑윤 의원도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과 통화에서 "김진태 후보자의 경우 평상시에 김기춘 실장이 아니라 그 할아버지가 와서 얘기해도 안 들을 정도로 강직한 신념을 갖고 현재까지 검찰에서 봉직한 걸로 평가받고 있다"며 김 후보자를 높이 평가했다.

정 의원은 "단지 출신 지역이 같다는 것은 이제 구시대적인 얘기다. 글로벌 시대에 이왕이면 골고루 되면 좋겠는데 적절하지 않을 때는 어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