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계열사 사장, 본사 고위간부에 수백만원대 술접대

2013-10-24     엄정애 기자

공기업 계열사 사장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본사 고위 간부에게 수백만원대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시스 취재결과 코레일네트웍스 김정근 사장 등 고위 간부 2명은 최근 자회사 감사실장으로 파견나온 코레일 본사 소속 A간부 등에게 공금으로 수백만원어치의 향응을 제공했다.

김 사장은 지난 1월, 4월, 5월, 7월 등 4차례에 걸쳐 강남의 'P주점'에서 술값으로만 500만원가량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서에는 술값으로 지출한 내용이 없었다. 접대 논란을 피하기 위해 'P 주점' 사장이 운영하는 꽃집을 활용해 결제했다.

이 사실은 최근 코레일네트웍스를 상대로한 감사원 감사에서도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접대 사실은 확인했지만 유흥업소 이용 흔적을 찾을 수가 없어 개인변상 선에서 마무리 짓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근 사장은 접대 논란은 부인했지만, 유흥업소 출입 사실 등은 모두 인정했다.

김 사장은 지난 23일 서울 모처에서 취재진과 만나 "주점에서 술을 마신 것은 팩트(사실)다. 그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직원들과 회식을 하는 데 노래방에 가서 술을 마실 순 없지 않느냐"고 했다.

감사실장 '접대 논란'에 대해서는 "같은 (코레일네트웍스)직원으로 생각했지, 우리 회사를 감사하는 '감시 대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며 "두 달에 한 번 정도 간부급들 회식을 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이밖에도 감사원 감사가 진행(9월24일~10월8일) 중이던 시기를 포함, 수 차례에 걸쳐 대기업 계열사 사장단 부부, 전경련 전 부회장 부부 등과 함께 부부동반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동반여행 비용은 코레일네트웍스의 공금으로 처리됐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내가 (대기업 계열사) 그 회사 출신이고, 실제로 그 분들을 존경하는 의미로 모신 자리"라면서도 "회사가 운영중인 '카셰어링 사업' 차원에서 비용을 지출한 것이고, (부부동반) 그 쪽에서도 50만원씩 개인 사비를 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코레일네트웍스의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기업의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상민 의원(새누리당)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보듯 이번 (코레일네트웍스) 공기업의 부정부패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공공기관의 이러한 업무 태만으로 피해는 결국 국민이 보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공직기강 확립은 물론 공기업의 고질병인 방만한 운영에 대한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1년 10월25일 취임한 김정근 코레일네트웍스 사장은 취재 당일인 23일 코레일에 사직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