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명가·언어술사·자격증왕…이색경찰 19명 눈에 띄네
서울 서대문경찰서 정보보안과에서 근무 중인 이지선(30·여) 경사의 집안은 할아버지 때부터 8명이 경찰관을 지낸 '경찰 명가'다.
이 경사의 할아버지 형제 5명 중 4명이 경찰관이었다. 할아버지인 이계봉씨는 전남 무안경찰서에서, 다른 3명의 형제들도 서울 지역 경찰서에서 근무하다 퇴직했다.
또 이 경사의 아버지인 이관범씨도 서울 서부경찰서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2월 퇴직했다. 이 경사도 경찰에 입문하면서 3대째 경찰 명가의 전통을 지키게 됐다.
남편과 남동생도 모두 경찰 가족이다. 남편인 김동오 경사는 현재 서울경찰청 기동단에, 남동생인 이재승 순경은 서대문경찰서 형사지원팀에서 근무 중이다. 이 경사 부부가 자식을 낳아 경찰관을 시킬 마음이 있다고 하니 경찰 명가의 전통은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경찰청은 제68회 경찰의 날을 맞아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특이한 경력이나 기록을 보유한 19명의 경찰에게 '이색경찰 인증패'를 수여했다. 무도(武道), 언어, 봉사, 자격증 취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경찰들이 이색경찰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경찰청 홍보실에서 근무 중인 김아현(25·여) 경위는 경찰 내에서 영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언어술사'로 통한다.
경찰대 재학 시절 북경 공안대학 교환학생으로 공부해 중국어 신HSK 시험 최고 등급인 6급을 보유하고 있다.
또 토익 시험도 3번 만에 만점을 기록할 정도로 영어에도 능통해 각종 국제행사가 열릴 때마다 통역 요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스페인어도 공부하고 있다.
서울 중랑경찰서 생활안전과 한종철(48) 경위는 100개가 넘는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각종 민원을 접할 때마다 그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게 된 게 자격증 취득의 계기라고 한다.
한 경위는 택시운전자격증, 버스운전자격증 등 각종 자동차 관련 자격증에서 시작해 굴삭기, 불도저, 트레일러 등 각종 중장비와 소형선박조정사 면허도 취득했다.
또 고압가스기계기능사, 독극물취급기능사, 특수무선기사(레이더) 등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분야 자격증과 국제결혼상담사, 장례관리사, 바리스타 등 다양한 이색 자격증들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합기도, 태권도, 유도 등 각종 무도 단증을 합쳐 100단이 넘는 경찰대 학생지도부 박형수(46) 경위, 봉사 활동 시간만 4400여 시간에 이르는 경북 포항북부경찰서 최진(50) 경위, 과학수사관으로만 36년을 근무한 강원경찰청 수사과 최예중(61) 경감 등이 이색 경찰에 이름을 올렸다.
경찰청은 21일 열리는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엮은 '이색경찰 특공대'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성원 개개인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경찰 조직의 건강한 발전을 유도하고 소통과 감성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치안 활동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