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사이버보안 위협, 국제규범 만들어야"

2013-10-17     이원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인터넷 발달로 인한 악성코드 등 사이버보안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 규범과 원칙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3차 세계사이버스페이스총회 개회식에서 "인터넷 환경이 발달할수록 개인정보 유출과 스팸, 악성코드 유포를 비롯한 사이버보안에 대한 위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사이버공간의 개방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이런 위험을 방지할 수 있도록 국제적 규범과 원칙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끊임없이 성장할 것으로 보이던 사이버 경제 부분도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사이버공간을 통해 아이디어와 비즈니스가 창출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대안들이 적극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인터넷의 발전에 대해 "한 번의 접속으로 지구촌 반대편과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소통의 대혁신을 가져왔다"며 "인터넷에서 펼쳐지고 있는 '사이버 민주주의' 광장은 세계 각국의 정치에 새로운 개혁의 물결을 일으켰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사이버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40억명 이상의 인구가 인터넷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디지털 소외'와 '격차'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며 "국제사회는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실질적 지원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우리 정부가 구축한 '창조경제타운'을 들어 "IT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 사이버공간을 활용한 창조경제가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벤처창업을 활성화해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러일으킬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 등을 들어 "한국의 경험과 모범사례를 국제사회와 함께 나누면서 개방되고 안전한 사이버공간을 만드는 데 건설적 기여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각국 외교장관 등과 환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사이버스페이스는 과거 3대륙 발견에 비견이 될 수 있을 만큼 인류에 무한한 기회를 주는 새로운 세계"라며 "사이버공간이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행복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개방을 통해 기회는 확대하되 해킹이라든가 사이버테러와 같은 부작용은 세계가 힘을 합쳐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사이버스페이스가 수많은 컴퓨터가 네트워킹을 하면서 이뤄지는 공간"이라며 "사이버스페이스상의 문제도 어느 국가 혼자서 해결할 수 없고 각국이 네트워크를 통해 그 안에서 해결 방안이 도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담에 참석한 윌리엄 제퍼슨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사이버공간의 안보 증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은데 동시에 매우 중요한 것은 사이버스페이스가 지속적으로 열려있고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있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칼 빌트 스웨덴 외교장관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연간 각 국가별 성적을 발표하는데 한국이 1등이고 스웨덴이 2등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도기업인 삼성과 에릭슨을 언급한 뒤, "새로운 디지털 세계에서 부상하고 있는 각종 도전에 대처하는 데 있어 한국과 함께 협력하게 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하마둔 뚜레 ITU 사무총장은 "대통령께서 IT와 미래기획이라는 점을 접목시키기 위해 미래부를 창설했다는 의지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으며,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에서 시청된 역대 최다시청률을 기록한 비디오로 알고 있다. 20억 조회수인데 그것이 바로 소프트파워 외교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IT,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 산업을 만드는 창조경제라는 것을 한국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드는 하나가 강남스타일"이라며 "말하자면 유튜브와 음악이 합쳐 새로운 부가가치를 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환영사 이후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정보통신기기들을 시연했다. 특히 디도스공격을 추적하는 기술에 대한 설명과 함께 국가 간 협조가 중요하다는 조현숙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사이버융합보안연구단장의 말을 들은 뒤 "이번 기회에 국가 간 이런 협조가 이뤄지면 위장을 쉽게 못할 것"이라며 "국가 간의 협력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