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대리점주에 "능력 안되면 나가야지" 막말 논란

2013-10-13     김지원 기자

아모레퍼시픽의 막말 녹취파일이 공개돼 파문이다. 남양유업 사태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 제2의 '갑의 횡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민주당 이학영 의원실은 13일 아모레퍼시픽 피해특약점(대리점)협의회로부터 폭언 및 대리점 운영 포기를 강요하는 음성파일의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은 아모레퍼시픽 서울지역사업부 담당 직원과 한 대리점주의 대화 내용으로,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이 부인해왔던 일명 '대리점 쪼개기(강탈)'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영업직원은 대리점주에게 "사장님이 철밥통이요? 사업하는 사람이 공무원 됩니까? 능력이 안되고 성장하지 못하면 나가야지", "니 잘한 게 뭐있나? 1년 동안 뭐한 거야? 열받지, 열받지?", "나이 마흔 넘어서 이 XX야, (다른 대리점에) 뒤지면 되나, 안 되나?" 등의 폭언이 담겨져 있었다.

이어 대림점주가 '만약 내가 버티면 어떻게 되냐?'라고 묻자 영업직원은 "만약 사장님께서 말 그대로 협조 안 해주시면 물건은 안 나가고 인근에 영업장을 또 내는 거죠"라며 대리점 강탈 과정을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2009년 아모레퍼시픽의 대리점 쪼개기를 포함한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직원 감시, 특약점 해지, 밀어내기, 판촉물 투여 강요 등 여러 불공정 사례를 접수했지만 대리점 쪼개기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당시 아모레퍼시픽의 '가격할인 금지' 부당행위만을 지적하고 시정명령 조치를 취했다.

이 의원은 "2009년 조사는 공정위의 아모레퍼시픽 봐주기가 의심된다"며 "최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문제제기에도 아모레퍼시픽 측은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불공정 행위를 부인하고 있지만 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행위 정황이 드러난 만큼 공정위는 철저한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는 15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아모레퍼시픽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