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로 판촉 덕보니 행사비용 내라"... 갤러리아 백화점 입점업체에 현금 강요

갤러리아 "같은 층에 있으니 홍보효과 얻을 것... 비용은 현찰로" 요구 입점업체 '겨자먹기' 심경으로 '공문이라도...' 요청했지만 거절 당해

2013-10-11     엄정애 기자

#. 대전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주해 있는 A업체는 최근 매장관리자로부터 "백화점에서 하는 패션쇼를 하니 행사비용조로 40만원을 지불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유는 패션쇼가 진행되는 장소에 해당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홍보 효과를 보게 된다는 것.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전 한화 갤러리아 백화점이 최근 내부 고객행사를 위해 패션쇼를 하면서 이를 빌미로 해당층 입점업체들에게 행사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비용을 요구받은 A업체는 이에 대해 갤러리아 측에 '행사에 대한 공문을 회사로 보내줄 수 있는지,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백화점 측은 하지만 "공문은 작성해 줄 수 없다"고 거절하면서 특별한 설명 없이 "행사 비용은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A업체 관계자는 "우리 브랜드는 모든 백화점에 입점돼 있지만 유독 갤러리아에서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일부 업체는 혹시라도 계약 연장에 불이익이 있을까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백화점 측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통상 백화점이 내부행사를 진행할 때에는 특정 카테고리별로 묶어 비용의 일부를 보전받는다. 예를 들어 '후라이팬 대전'을 진행하면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브랜드가 행사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해당 브랜드가 참여하지 않게 되면 백화점 측에서도 비용 부담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직접적인 판촉 행사에 참여하지 않아 홍보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모든 백화점이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판촉행사는 공문과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이같은 일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반적으로 판촉행사에 여러 업체의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조율하게 되는 것이 백화점의 역할"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점 브랜드를 강제로 행사에 참여하게 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자초지종을 알아볼 것"이라며 "관련 사실이 맞다면 책임자를 문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