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정연구원, 수원역 첫 방문자 길 헤매는 이유 조사

출구·환승 등 주요 안내정보 상당수 부족

2020-12-17     박두식 기자
▲ 수원역 안내판 설치 모습.

수원역을 처음 방문하는 시민들은 안내표지 부실로 역사에서 길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이 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수원시민에 비해 6배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첫 방문자에게 필요한 출구 및 환승을 알리는 안내표지가 상당수 부족하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 정보도 부족한데다, 같은 내용의 안내표지가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안내표지가 설치되어 있는 등 역 안내표지의 문제로 타 지역 방문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하루 14만 명의 승객들이 이용하는 수원역 안내표지에 대한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14일 수원시정연구원 박규령 연구위원의 ‘수원역 이용자 보행시간 단축을 위한 행동패턴 분석 연구’ 에 따르면 수원역을 이용해본 적이 있는 시민과 그렇지 않은 시민에 대한 행동패턴 분석 결과, 이용해본 적이 없는 시민은 안내표지에서 출구 및 환승 정보를 빠른 시간 안에 얻지 못해 주변을 더 많이 살펴보고 헤매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역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조사 결과 익숙한 길을 빠르게 이동하여 시간을 단축하고는 있지만 이들 역시 안내표지의 부족으로 이용의 어려움을 나타냈다. 그리고 역사 내부에 대해서도 ‘통행량이 많다’, ‘여유가 없다’, ‘복잡하다’등  정서적, 미학적 요인에 대해  첫 방문자들보다도 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처음 방문하는 타지역 시민이 전철 하차 후 수원역 2층에서 환승통로나 출구까지의 이동거리는 241m로 역내 지리에 익숙한 수원시민들의 이동거리인 104m보다 평균 2배 이상 길었는데, 이는 첫 방문 시민의 약 57분에 비해 익숙한 수원시민의 약 9분보다 평균 6배 이상 긴 소요 시간이 걸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울역에서 수원역까지 이동하는 시간보다 수원역을 벗어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먼저 출구의 문제로 수원역 2층의 경우 전 출구에 대한 안내를 제공하고 있지 않아 안내표지만 의존해서 모든 출구를 찾아나가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승정보 안내표지 부실의 문제로는 수원역에서 1호선이나 수인·분당선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갈아타고 지하로 내려가야 하는데, 동선에 맞춰 안내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시설 안내표지 부실 문제도 있다. 화장실, 보관함,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에 대한 안내는 아예 찾아볼 수 없거나 단발성 안내표지로 한 번에 발견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특히, 전철 이용자들에게 중요한 이용시설 중 하나인 화장실 등 편의시설에 대한 안내를 전혀 받을 수가 없어, ‘볼 일’이 급한 수원역사 이용자의 경우 난감해질 수도 있었다.

또한 같은 안내표지 중복의 문제로 역사 내부 기둥으로 인해 내부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없고 천장, 기둥, 바닥 등에 중복된 안내표지가 있으며, 이 역시도 일관성이 없어 하나의 정보를 얻는데 여러 개의 안내표지를 해석해야 했다. 지난 9월부터는 코로나 안내 관련으로 수원역의 비좁은 통로에 서울역과 동일한 사이즈의 테이핑 및 엑스배너 형태의 ‘타는 곳’만 6개가 설치되어 있다.

이에 대해 박규령 연구위원은 수원역을 방문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18가지 디자인개선(안)과 함께 이용자의 상황에 맞춘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수원역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실제 이용자도 참여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마련하여 공공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제언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