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담보SOS' 거절…동양 "친족기업 의미 퇴색"
동양그룹 계열사가 지난 23일 '담보SOS'를 거절한 형제그룹 오리온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동양그룹 계열사 동양네트웍스는 24일 동양그룹 창업주의 미망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동양네트웍스에 무상대여한 오리온 주식 2.66%(15만 9000주)를 증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동시에 지원 요청을 거절한 오리온 측에 서운한 속내를 드러냈다.
동양네트웍스 측은 "이 이사장의 증여 결정은 오리온 그룹의 동양그룹 지원 여부와 무관하게 결정됐다"며 "이번 오리온의 발표로 친족기업의 의미가 퇴색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 23일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 지원 의사가 없으며 추후에도 지원 계획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외 투자자와 주요 주주들의 우려 탓이라는 게 이유다.
동양네트웍스 측은 이와 관련, "(이 이사장의 오리온 주식 증여 결정은) 위기에 봉착한 동양그룹을 살리는 데 책임을 통감하면서 그룹을 살리기 위한 창업주의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리온그룹은 이 이사장의 의지와 달리 동양그룹 지원을 공식 거절했다. 친족기업이면서 계열분리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이유를 들어 동양그룹의 지원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한 오리온그룹과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오리온그룹과 동양그룹은 지난 2001년 계열분리됐지만 친족기업으로 분류됐다는 이유다. 담철곤 오리온 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부회장은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의 동생이다.
한편 동양 그룹은 회사채와 채무상환 압박에 시달려왔다. 동양 레저, 동양 파이낸셜, 동양 인터내셔널 등 5개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규모는 1조1000억원 가량에 달한다. 연내 상환해야 할 자금은 7300억원이다. 당장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것은 4278억원이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동양 그룹은 오리온 측에 오리온의 대주주인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이 보유 중인 오리온 주식(총 27.4%)을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기 위한 담보로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룹의 신용도를 보강해 1조원대의 ABS를 발행한다는 구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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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동양그룹 계열 동양증권 특별점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