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억 체납' 전직 회장님 저택 강제로 문열고 들어 가보니…

市, 최순영 전 신동아 회장 주택수색 '5만원권' 300장 등 1억3100만원 상당 동산 압류

2013-09-13     이원환 기자

12일 오전 7시30분 서울시 세무공무원과 경찰 등 15여명이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사는 서울 양재동의 한 고급주택 앞에 도착했다.

이 주택은 최 전 회장이 설립하고 지원한 종교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곳으로 1층과 2층이 각각 174.69㎡, 112.73㎡ 규모로 지어진 저택이다. 시가는 17억원 상당이다.

당시 최 전 회장은 배우자와 함께 저택안에 있었으나 창문으로 조사관 일행을 확인할 뿐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결국 열쇠공을 불러 30여분 간의 작업 끝에 현관물을 열고 들어갔다.

조사관은 도착 1시간 후인 8시30분부터 수색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조사관들은 2시간 가량 최 전 회장의 집을 수색해 2층 안방에 있던 약식감정가 1억원 상당의 외제 고급시계를 찾아냈다.

침대 밑에서는 급하게 숨긴 것으로 보이는 5만원권 300장이 든 가방이 발견됐다. 순금과 은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올림핌 기념주화 7세트와 기념메달도 압류했다.

최 전 회장은 계속 조사관을 따라다니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사업주민소득세 37억원을 내지 않고 있는 최 전 회장의 주택을 수색해 외제 최고급시계 등 총 1억3100만원 상당의 동산을 압류했다고 13일 밝혔다.

최 전 회장이 체납한 세금은 1998~99년 사업소득에 대해 2000년에 부과된 것이다. 그러나 최 전 회장이 1999년 공금횡령 및 외화 밀반출 혐의 등으로 구속되고 계열사가 매각조치되면서 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다.

최 전 회장이 현재까지 서울시에 낸 세금은 8800만원이다. 나머지 37억원은 체납 상태다.

시는 최 전 회장의 자택에서 압류한 현금 1700만원을 즉시 수납처리했다. 나머지 시계 등의 압류물품은 취득과정을 확인한 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공매를 의뢰해 체납세액을 징수할 예정이다.

권해윤 서울시 38세금징수과장은 "호화생활을 하는 사회지도층 체납자에 대해서는 동산압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체납세금을 징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