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휴가철 제2의 이태원사태 경계해야”

선별진료소, 보건소 중심으로 개편 예정

2020-07-23     안명옥 기자
▲ 모두발언하는 김강립 제1총괄조정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공공과 민간이 나눠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를 보건소 중심으로 개편하고 민간의료기관은 환자 진료 본연의 업무에 집중토록 한다.

또 다음주부터 본격화하는 휴가철에 제2의 이태원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한편 전세기로 귀국하는 이라크 건설근로자에 대해선 걱정보다 따뜻하게 위로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부탁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 대비 일환으로 선별진료소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김 1총괄조정관은 “보건소와 민간의료기관에 분산돼 있던 선별진료소를 보건소 중심으로 개편할 계획”이라며 “집단감염 등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경우 상시 준비돼 있는 긴급지원팀이 지원하게 된다”고 개선 방향을 설명했다.

대신 민간의료기관은 호흡기 전담 클리닉이나 국민안심병원으로 전환해 코로나19로부터 환자를 보호하면서 환자 진료 업무에 집중한다.

정부는 코로나19와 증상 구분이 어려운 호흡기·발열 환자의 일차 진료를 담당하는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보건소당 1곳 이상 설치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내년까지 1000개소까지 늘릴 예정이다.

김 1총괄조정관은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던 민간의료기관은 호흡기 전담 클리닉과 안심병원으로 전환해 환자진료 본연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냉각조끼 등 선별진료소 인력의 무더위 대비 물품도 지속적으로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7월말부터 8월초 사이 집중되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집단감염에 대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79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하계휴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주일이나 2주에 걸쳐 휴가를 시행하는 기업의 83.3%가 7월말(23.7%)과 8월초(59.6%) 휴가를 실시한다고 답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가 1500만명을 넘어섰다”며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안정적이기는 하나 수도권에서는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돼 지역 간 이동이 늘고 여러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휴가지에 밀집되면 집단감염의 위험도 높아진다”며 “제2의 이태원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의료진들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