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일본 "신흥국 의료시장을 잡아라"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와 중동 등 신흥국 의료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 개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신흥국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간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한국이 병원 수출 등 의료 서비스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자 일본도 의료산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선정, 신흥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경합을 벌이는 양상이다.
한국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의료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2017년까지 국내 병원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의료기관 해외진출 전문회사를 육성하고 해외진출 종합정보시스템운영, 의료규제 완화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과 미국, 몽골, 카자흐스탄 등 해외에 진출한 국내 의료 기관은 모두 91곳으로 성형외과와 한방분야, 피부과 등이 중심이다.
일본 정부는 의료시스템과 의료장비, 의약품 등을 한데 묶어 신흥국 진출에 나서고 있다. 또한 2020년까지 신흥국을 중심으로 일본 의료거점 10곳 개설을 목표로 한다.
지난 4월 민관활동 의료수출 지원기관을 설립하고 베트남 10개 거점병원 정비에 엔화 차관 86억9000만 엔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방글라데시에 엔화 차관 50억4000만 엔과 의료기관 관계자 연수 등을 지원하는 '모자(母子)보건개선 계획'도 추진 중이다.
아베 총리가 의료 시스템 개혁이 진행 중인 신흥국을 방문해 일본 의료시스템을 소개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도 적극적. 지난 4월 러·일 정상회담에서는 의료분야 공동사업을 제안했고 5월에는 일·아랍에미리트(UAE) 정상회담에서 '일본UAE첨단의료센터' 건립에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의료시장 선점을 위해 민관협력에 힘쓰고 현지 근무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에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박기임 수석연구원은 "한국와 일본이 신흥국 의료분야에서도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의료법인 영리화와 연관산업 공동진출 등 수출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이어 "현지에서 근무할 의료인과 통역, 코디네이터 등 지원 인력 양성, 의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 협력 등에도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