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 영결식…"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지난 3일 화재진압 중 순직한 경기 평택 송탄소방서 소속 이재만(40) 소방위와 한상윤(32) 소방장의 영결식이 5일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송탄소방서에서 송탄소방서장(葬)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비통에 찬 가족들과 동료들, 관계자들이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이양형 경기소방재난본부장, 동료 소방관 등 7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임정호 송탄소방서장은 조사에서 "아직 그대들을 떠나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고, 그런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 그대들은 귀소하라. 그대들이 있어야 할 곳은 촌각을 다투는 구조현장"이라며 "비통스럽고 한탄스러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애도했다.
송탄소방서 동료인 장창근 소방장은 추도사를 통해 뜨거운 화염에 그대들을 잃게 될 줄 몰랐다. 수많은 현장에서 물속이라도 들어갔다 나온듯 흥건히 젖은 당신들의 땀 냄새가 아직 남아 있는데, 용광로같은 화염속에 있었을 당신들에게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 또 미안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장 소방장은 이어 "그대들은 지켜주지 못했지만, 그대들의 아이들과 가족은 지켜주겠다"며 "천근만근 어깨를 눌렀던 그 무거운 짐을 이제는 내려놓고, 좋았던 기억과 아름다운 마음만을 품고 새로운 세상에서 편히 영면하소서"라며 고인들을 떠내보냈다.
조사와 추도사, 헌화가 이어지는 동안 가족들의 오열이 오열했고, 유족과 동료 소방관도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면서 영결실장이 눈물바다가 됐다.
모든 영결실을 마치고 고인들의 영현이 수원 연화장으로 운구됐고 동료 소방관들은 거수경례로 이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두 순직 소방관에게는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으며, 고인들의 유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이들 순직 소방관은 지난 3일 오전 8시 47분경 평택시의 한 가구전시장에서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작업을 벌이다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건물 천장 구조물에 깔려 숨졌다.
한편, 이날 영결식에서 일부 유족은 "화재진압 현장을 지휘한 팀장에게 사고 발생의 전말을 확인해야 겠다"며 항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