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 축소’ 서울 집값 어디로…“계속 하락”vs“공포심리 진정”
서울 집값 6주 연속 하락…낙폭은 이전주보다 축소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6주 연속 떨어졌지만 낙폭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월 황금연휴를 맞아 강남 재건축 아파트 급매물이 상당수 소진되고 일부 단지는 호가가 오르면서 한 달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던 서울 집값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향후 집값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양도세 중과 유예로 인한 절세 매물이 끝물이라 앞으로 추가적인 하방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반면 일시적 반등현상에 불과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6% 하락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와 신종 코로나 바리어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로 서울 아파트값이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지만 하락 폭은 전주(-0.07%) 보다 줄었다.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의 이달 첫째 주 동향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하락해 전주(-0.07%) 보다 낙폭이 줄어들었다.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강남권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하락이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추세 전환 신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동산114 임병철 수석연구원은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거래된 후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다시 올리고 있지만 추격 매수세가 붙지는 않은 분위기”라며 “그동안 오른 것에 비해 가격 하락폭이 작은 데다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로 섣불리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가 여대야소 구도로 재편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 도심에 7만 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내용의 5‧6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도 관망세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장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하락세가 한두 달 사이에 끝날 것 같다”며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급매물이 5월에 다 처리된다고 봤을 때 이후부터는 가격이 떨어질 만한 이유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오는 6월 1일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내야 하는 과세 기준일이고, 6월 말은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 주택을 팔면 양도세 중과를 적용받지 않는 유예기한이다.
이달 안에 급매물이 대부분 나오는 만큼 이후부터는 급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투자지원부장도 “빨리 매도해야 하는 목적이 있는 매물들이 싸게 처리되고 나서는 과하게 싸게 팔겠다는 수요자가 많지 않고 기존에 나왔던 매물이 많지 않다보니 떨어지는 속도나 폭은 초반기에 나타났던 만큼의 기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가졌던 위기의식 만큼의 위험은 아니라고 판단되면서 이제 더 과하게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시장 참여자들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