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독성가스↑·엔진이상"…휴가철 '가짜 석유' 주의보

2013-08-18     김지원 기자

휴가철 가짜 석유 주유로 차량 연비 저하, 독성가스 배출 증대, 엔진 이상 등의 피해를 입는 운전자들이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휘발유에 용제가 섞인 경우

최근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상담 사례에 따르면 A씨는 운행 중 차량 계기판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을 확인했고 차량은 연기가 나면서 멈춰섰다. 연료탱크에 수분이 많이 함유되면 빨간불이 들어온다는 것을 알고 가짜 휘발유를 판매한 주유소에 항의했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휘발유에 페인트희석제나 기계세척제 같은 용제가 섞이면 91~94인 보통 휘발유의 옥탄가(연소시 이상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가 낮아진다"며 "차량 연비는 낮아지고 배출되는 독성가스량은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실제 휘발유와 용제가 섞인 가짜 석유를 넣으면 정상 휘발유를 넣었을 때보다 주행거리가 짧아진다. 주차장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차량에 시동을 걸면 연료 공급을 담당하는 증기압이 높아져 독성가스에 노출될 수도 있다.

◇경유에 등유나 황성분이 다량 함유된 용제가 섞인 경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상담 사례에 따르면 B씨는 구입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차량이 가짜 석유로 고장이 났다고 의심하고 있다. 1년 넘게 기름을 넣어온 주유소가 가짜 석유 판매로 '삼진아웃' 됐기 때문이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경유에 윤활성이 낮은 등유를 섞으면 연료 펌프, 연료 인젝터(분사장치) 같은 마찰이 많은 부분의 마모가 증가하면서 연료가 일정하게 분사되지 않는다"며 "차종, 운행장소 등에 따라 달라지나 연료가 적게 분사되는 연비 저하로 연료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유에 등유가 섞인 가짜 석유를 넣으면 불완전 연소로 엔진녹킹(엔진에 부하가 많이 걸리면 발생하는 소음)이 발생하거나 과잉 연소로 엔진에 금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진교체비용은 차종에 따라 달라지나 400~500만원 이상 들어간다.

경유와 황성분이 다량 함유된 용제가 섞인 가짜 석유를 넣으면 차량의 독성배출가스 후처리 장치 교체 비용도 들 수 있다. 독성배출가스 후처리 장치는 차량 연료의 연소로 발생하는 독성가스를 배출한다. 가짜 석유를 넣으면 황의 영향으로 독성배출가스 후처리 부속품의 하나인 백금이 제 기능을 못해 독성배출가스량이 많아진다.

◇휘발유와 용제, 경유와 등유가 섞인 경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상담 사례에 따르면 C씨는 차량에 10만원어치의 경유를 넣은 다음달 차량의 시동이 꺼지자 주유소에서 가짜 석유를 판매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휘발유와 용제 또는 경유와 등유가 섞인 가짜 석유를 차량에 넣으면 엔진의 구동에 영향을 주는 연료 인젝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고속도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면서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가짜 석유 피해를 예방하려면 가짜 석유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정유소 직영 주유소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연비나 주유 가격이 평소보다 떨어지면 의심 되는 주유소를 석유관리원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