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여당 원내대표 경선 “非文은 없다”…親文 세분화 하나
‘운동권·당권파’ vs ‘盧청와대·文캠프’ 분화 양상
180석의 ‘슈퍼 여당’ 더불어민주당에서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의 막이 오르며 이른바 친문(문재인) 세력의 분화를 놓고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원내대표 경선은 4선 김태년, 정성호, 3선 전해철 의원이 이미 선거운동을 시작해 3파전에 들어갔다. 사무총장인 4선 윤호중 의원의 경우 이해찬 대표와 상의 후 최종 출마 여부가 판가름 난다.
출마를 고려했던 5선 조정식, 4선 노웅래, 안규백 의원은 주말새 불출마로 선회했으며 3선 윤관석, 박완주 의원도 막판 장고에 들어갔으나 불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정성호 의원을 제외하면 ‘친문 주류’에서 중량급 후보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면서 빠르게 교통정리가 이뤄진 모양새다.
당내 일각에선 이번을 계기로 친문이 원내·재야운동권 출신의 당권파와 참여정부 청와대·문재인캠프 출신 신(新)친문이 뚜렷하게 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례로 김태년·윤호중 의원의 경우 모두 이해찬 대표와 가깝다. 이 대표 체제에서 각각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을 지냈다. 원내대표 출마는 하지 않지만 조정식 의원도 이 대표측으로 분류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학생운동에 투신했다가 80년대말 90년대 초에 민주당 당료로 정치를 시작해 참여정부 시기인 2004년 17대 국회 때부터 일찌감치 원내에 입성했다는 점이다.
이 대표부터 70년대 학생운동에 투신한 민주화투쟁 대부로, 1988년 13대 국회부터 정치를 시작했다.
반면 전해철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선거를 도운 것에서 시작해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민정비서관과 민정수석을 지냈다.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 비서실장 밑에서 근무했다. 19대 국회의원부터 내리 3선을 했다.
원내대표에 나오지 않지만 이번에 재선을 한 최인호 의원은 노 대통령 비서로 정치를 시작해 참여정부 청와대 부대변인, 국내언론비서관을 지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2012년 18대 대선 문재인 캠프 대변인을 맡으며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후 치러진 당내 선거마다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난 2018년 8.25 전당대회에서 김태년, 조정식, 윤호중 의원을 비롯해 옛 친노·중진들은 이 대표를 지지했다. 반면 전해철 의원을 비롯한 참여정부 청와대, 문재인 캠프 출신 의원들은 김진표 의원을 지원했다.
2019년 4기 원내대표 경선에선 이 대표가 정책위의장 유임까지 시키며 신임한 김태년 의원을 민평련계 이인영 의원이 꺾은 데는 전해철, 홍영표 등 친문 의원들의 가세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당내에 파다하다.
결국 지난 20대 총선 국민의당 분당과 19대 대선을 거치며 소위 ‘비노·비문’이 소멸하고 친문으로 민주당이 일신됐지만, 잇단 당내 선거를 거치며 친문에도 분화의 조짐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에 정치권 관계자는 “원내대표 경선은 통상 친소 관계가 큰 영향을 주지만 친문도 결국 언제, 어떻게 관계를 맺었느냐를 놓고 그룹이 나뉘게 될 것”이라며 “이념과 시기를 둘러싸고 집권세력이 분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