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黃 대표, 기회 되면 만나겠다”

“김종인 영입, 늦었지만 환영”

2020-03-29     이교엽 기자
▲ 통합당 후보 지원 나선 유승민 의원.

보수통합 이후 침묵하던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본격적으로 총선 지원 유세에 나섰다. 유 의원은 수도권 선대위원장을 맡을 생각 없느냐는 질문에 "선대위원장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 의원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성동구을에 출마하는 지상욱 의원의 선거사무실에 격려 방문, 기자들과 만나 "통합하면서 일체 당직을 요구하지 않았고 수도권 선대위원장 전에 중앙당 선대위원장 제안을 간접적으로 들었지만 맡지 않겠다고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는 제안이 없었고 있더라도 그런 자리에 연연치 않겠다"며 "제가 도움될 수 있는 방식으로 거리에 나가거나, 아니면 후보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하는 등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요청이 있다면 응하겠다. 4월14일까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통합 이후 행보에 대해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이 합당을 선언하고 저 스스로 불출마 선언 이후, 다른 모든 절차에 대해서는 새로 합당을 추진하는 분들께 모든 것을 맡겼다"며 "공천이 선거에 제일 중요한데 잘 됐든 잘못 됐든 공천이 끝났다. 이제는 제가 도움이 조금이라도 된다면 도와드리겠다고 결심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합이 잘 되고 상처가 아무는 보수정당의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나타날 수 있길 기대했고 공천에서 일정 부분 그런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공천된 후보들이 저와 가깝냐 머냐, 정치적으로 상대진영이었나를 안 따지고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사실 저는 원조 친박으로 분류됐는데 이제 친이다 친황이다 그렇게 따지는 자체가 의미없는 새 시대 정치가 돌입했다고 본다"며 "이제 통합당의 경우에는 국민 마음을 얻는 사람이 결국 당심을 얻을 것이라 보고 계파를 안 따지고 후보들을 돕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민현주 전 의원의 인천 연수을 공천에 대해서는 "공천이 몇 번 뒤집힌 과정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봤다. 공천을 받았다면 개혁보수 방향 발전에 큰 도움이 됐을 후보였고 당 전체를 위해 안타깝다"면서도 "공천의 잘잘못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입 밖에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결정에 대해 "잘 됐다고 생각한다"며 "늦었지만 선대위원장으로 오신 것을 전적으로 환영하고 수도권이 제일 중요한 승부처기에 수도권에서 압승할 수 있도록 선거에 중요한 비전이나 정책 메시지 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연락을 주고 받느냐는 질문엔 "최근에는 연락한 적 없고 마지막으로 연락한 건 저의 2월9일 (불출마) 기자회견 직전이다"라며 "그때 황 대표를 꼭 만나서 통합의 의미와 서로 생각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보수신당이 국민들 마음을 얻기 위해 중요한 게 뭐냐 등을 대화하고 싶었는데 만남이 불발됐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이어 "저는 제 결심을 늦출 수 없어 (불출마) 선언을 했고 그 이후에는 (만남이) 없었는데 자연스레 기회가 되면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처 정리되지 않은 구 새보수당 당직자 건에 대해선 "불출마 기자회견 때 유일하게 부탁한 게 새보수당의 젊은 당직자 고용승계 문제였다"며 "단순 흡수가 아니라 양당이 만나 새로운 당을 창출하는 합당이었다. 당연히 양쪽이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는 게 상식이라 생각했는데 이 순간에도 새보수당에서 통합당 정규직 사무처 당직자로 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개탄했다.

유 의원은 "내가 입 다물고 사는 동안 지상욱과 이준석 등을 통해 당 지도부에 부탁해달라고 여러번 말했는데 아직까지 해결이 안됐다"며 "그 사이에 젊은 당직자들은 여러 후보 캠프에 흩어져 자원봉사하고 있고 후보자들과 당직자 연결에 내가 중간에 역할을 했다. 혹시 후보들이 당선되면 일부라도 새보수당 당직자와 일을 같이 하면 괜찮겠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끝나고 내가 당 지도부에 다시 정식으로 문제 제기해서 나머지 해결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해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수도권 외 지역에도 지원을 갈 생각이 있다고 밝히며 "제가 대구에서 4선을 하고 불출마했기에 아마 대구와 경북에서 지원을 할 일은 없는 것 같다"며 "부산이나 충청, 강원 등은 혹시 요청 오면 유연하게 하겠다. 어제 하루 내내 요청이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