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무역흑자 4년만에 ‘반토막’
수출 0.9%‧수입 5.1% 증가…원유 품목 수입은 99.7% 늘어
최근 4년 동안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양국의 교역량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미국 무역수지는 11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17.4% 줄어든 수준이다.
2015년(258억달러)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로 이 기간 감소 폭은 55.8%에 달한다.
반면 양국간 교역액은 1362억달러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수출입이 모두 늘었지만 수입이 더 늘면서 흑자 폭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전체 교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9%로 FTA 발효 첫 해인 2012년(9.5%)와 비교해 3.4%포인트(p) 늘었다.
FTA 발효 이후 대(對)미국 교역 증감률은 2017년을 제외하고 대세계 교역 증감률을 지속적으로 웃돌았다.
지난해 대미국 수입액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619억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원유와 액화석유가스(LPG) 품목의 수입이 각각 99.7%, 10.6% 늘었다.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126% 증가했다.
미국 셰일가스 생산이 확대됐고 이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거래 물량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에 항공기및부품(13.3%), 육류(6.5%), 자동차(4.4%) 수입도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의 우리나라 수입시장 점유율은 12.3%로 전년 대비 1.3%p 확대됐다.
이는 중국(21.3%)에 이어 2번째로 높으며, 3위인 일본(9.5%)과의 격차는 1년새 더 커졌다.
산업부는 원유, 석유가스 등 FTA 혜택품목의 수입액과 비중이 각각 11.7% 64.6%로 모두 전년 대비 늘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같은 기간 대미국 수출은 733억달러로 전년 대비 0.9%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 플라스틱제품이 각각 20.7%, 15.0% 등이 수출 호조세를 보였다.
반대로 무선통신기기(-28.6%), 컴퓨터(-10.0%), 반도체(-7.5%) 등은 부진했다.
자동차(157억4300만달러)가 가장 많은 수출액을 기록했고 자동차부품(62억1100만달러), 반도체(59억5100만달러), 석유제품(43억4800만달러), 무선통신기기(41억51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2018년 기준 양국간 서비스 교역은 468억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서비스 교역액은 FTA 발효 이후 7년 동안 연평균 2.5%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미국 서비스 수출은 163억달러로 전년 대비 9.0% 증가했고 수입은 306억달러로 2.2% 감소했다.
서비스 수지는 143억달러 적자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국 투자는 송금 기준 102억5000만달러(3분기 누적 기준)로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
신고 기준으로는 43.9% 늘었다.
FTA 발효 이후 누적 투자는 746억3000만달러로 발효 전과 비교해 약 2.7배 늘었다.
지난해 미국의 대한국 투자(신고 기준)는 전년 대비 16.4% 증가한 68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각 9.7%, 20.7% 늘어난 19억5000만달러, 48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FTA 발효 이후 우리나라의 대미국 투자유치액은 375억9000만달러로 2004년~2011년 누적 투자유치액보다 2배 많아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고급소비재, 공유경제 등 4차산업혁명 관련 고부가가치 신산업 분야에서 한국의 우수한 인력과 소비시장을 활용한 투자가 확대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