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美 금리↓…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커져

기재부, 금융위·한은·금감원 등과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 개최

2020-03-04     박경순 기자
▲ 발언하는 김용범 차관.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한 데 대해 “실물경제 충격에 대한 우려와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같이 언급했다.

앞서 미 연준은 3일(현지시간)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1.50~1.75%에서 1.0~1.25%로 50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작년 10월 이후 5개월 만의 금리 인하이자 25bp를 초과하는 금리 인하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초다.

비(非)정례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결정된 것 역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리스크 확대를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번 결정은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컨퍼런스콜을 통해 “강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정책도구를 사용할 것이란 약속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직후에 이뤄졌다.

다만 기재부에 따르면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선 미국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미국 국채금리(10년물)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1%를 하회하는 등 위험회피(risk-off) 심리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연준의 이례적인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오게 된 배경을 논의하고 주요국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은 물론 우리나라 및 신흥국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김 차관은 “당분간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 및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계기관간 긴밀한 공조체제 하에 시장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비정상적으로 시장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국내 실물경제 동향을 보면 관광·여가·문화 등 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내수 위축이 우려되고 있으며 수출의 경우에도 지난달 일평균 수출이 대(對)중 수출 감소 등의 여파로 감소하는 등 부정적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차관은 “그간 피해극복을 위해 선제적으로 마련해온 4조원의 업종·분야별 긴급지원대책은 물론 예비비·기금운용계획 변경 등을 통해 행정부가 자체적으로 신속히 시행할 수 있는 재정·금융지원 16조원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며 “민생현장에 보다 충분한 재정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급성, 집행가능성, 한시성이라는 3가지 원칙 하에 편성한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5일 국회에 제출하는 등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