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안철수, 대구서 이틀째 '코로나' 진료…정치권 "진짜 잘한 일"

의사 출신 아내와 대구에 당분간 상주하며 진료봉사에만 매진키로

2020-03-02     이교엽 기자
▲ 마스크 착용하는 안철수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대구에서 이틀째 자원봉사를 이어갔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 유증상자에 대한 무료 진료 봉사를 실시했다.

전날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봉사활동을 한 데 이어 이틀째 무료 진료 봉사를 이어간 안 대표는 국민의당 대표가 아닌 의사로 방호복을 입고 직접 환자 진료에 참여했다.

이날 의료봉사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사공정규 교수는 국민의당 대구시당위원장이자 코로나바이러스19 태스크포스(TF)위원장을 맡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주부터 측근들과 함께 의료봉사를 논의해오다가 '코로나 감염'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에서 무료 진료를 하기로 결심하고 전날 새벽 대구로 홀로 출발했다고 한다. 대구 지역에 '코로나 사태' 피해가 속출하는데도 의료진 부족으로 혼란이 심화되자 의료봉사를 자원했다는 것이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은 "대표님은 지난 주부터 의료봉사를 하기 위해 감염 추이를 지켜보셨다"며 "전체 감염자의 70~80%가 대구에서 발생하는데도 의료진이 부족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대구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처음에는 며칠 정도만 생각하고 내려갔는데 현지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해서 좀 더 머물기로 했다"며 "현재로서는 언제까지 봉사활동을 할지 결정된 건 없다. 병원이나 지역을 옮기면서 의료봉사를 하기 보다는 지금 계신 병원에서 계속 머물며 의료봉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가 '코로나 감염' 확산 우려가 높은 대구 지역에서 별도 당직자나 수행원 없이 모텔에서 숙박을 해결하며 연일 의료봉사에 매진하자, 정치권 안팎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안 대표가 땀에 흠뻑 젖은 채 진료실에서 나오는 사진은 전날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를 만큼 큰 화제를 일으켰다.

기성 정치인들과 차별화된 안 대표의 행보가 현재 저조한 당 지지율 반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잇따르고 있다.

현재 의사 면허를 가진 정치인 중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의료봉사에 직접 나선 정치인은 안 대표가 유일하다. 다른 정당에서는 의사 출신 의원들이 코로나 대응 관련 특위에서 활동하며 실태 점검 차 병원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의료봉사에 참여한 사례는 없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지금은 저도 중국에서 입출국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이렇게 말하지만 지금은 따질 때가 아니라 협력해서 또 추경 등을 해나갈 때"라며 "이번에 진짜 잘하신 분은 안철수 대표 내외가 대구에 가서 (의료봉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분들이 의사 아닌가? 그런 마음으로 해야지"라며 "계속 발목만 잡고 장관 바꿔라? 장관 바꾸면 코로나가 가나"라고 반문했다.

안 대표 측은 "지금 국민의 생명과 삶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봉사를 당 지지율과 연관지어 판단하는 건 전형적인 여의도 정치권의 잣대로 보인다"며 "지금 시점에서 당 지지율에 관심을 갖는 건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