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사랑한 진짜 '학교를 찾습니다'
학교를 찾습니다, 내 아이가 사랑한 진짜 학교 이야기 (오쿠노 슈지 지음 / 바다출판사 펴냄)
대안학교·등교거부·왕따·학교폭력·집단 괴롭힘·분노조절장애·소통장애·게임중독…. 일본에서는 해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2010년 당시 8살이던 아키히토 일왕의 손녀 아이코가 집단 따돌림으로 등교를 거부해 왕실이 발칵 뒤집힌 사건이 날 정도다.
등교거부나 집단 괴롭힘 등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1년 대구에서 중학교에 다니던 권승민 학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권승민 보다 6개월 앞서 같은 학교에 다니던 박 양도 자살했다. 학교는 문제를 축소하기에만 급급하고 제대로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학교를 찾습니다’는 부모와 교사도 포기한 아이들이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6년 동안 은둔형 외톨이였던 유스케는 섬에 와서 2주 만에 학교에 갔다. 분노 조절이 안 돼 쉽게 화를 내는 곤은 섬 생활로 점점 자율심을 찾았다. 비만이었던 몸도 날렵해졌다. 집단 괴롭힘과 엄마 때문에 폭발 직전이었던 란은 타인을 배려하게 됐다. 가족의 소중함도 깨닫게 됐다. 타인의 감정을 알지 못해 소통이 어려웠던 소마는 그림에 재능을 찾고 꽃피웠다.
아이들은 편의점은 물론 오락실, TV도 없는 이 섬의 여유롭고 느린 시간과 대자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환경 속에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았다. 대부분 노인인 섬 주민은 아이들을 자신의 손자 손녀처럼 따뜻하게 대해줬다. 섬 전체가 하나가 돼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본섬 남부에 자리한 구다카 섬으로 온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인구 250명에 불과한 작은 이 섬은 오히려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을 재생시킨다.
애초 이곳에는 유학센터가 들어섰다. 사카모토 세이지가 2001년 식량문제 해결과 미래 사회를 준비할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등교 거부한 아이들이 이곳을 찾았다. 아이들은 대자연과 함께하는 생활, 섬 주민과 함께하는 생활, 서로의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해결하면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했다.
“학교폭력이나 왕따, 자살, 등교거부 등 아이들의 문제 행동은 부모와 사회에 보내는 구원메시지다. 문제는 회피하지 않고 진지하게 대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과 해결을 요구한다. 부모와 학교, 사회가 먼저 바뀌지 않으면 아이들의 문제 행동은 계속 반복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