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 14개월째 내리막…일평균 수출 반등 ‘호재’

반도체·기계·석유제품 등 수출 주력 품목 여전히 부진

2020-02-02     박경순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2018년 12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 2.5일 줄어든 조업일수 탓에 1월 수출 부진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월 수출이 43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수출 감소는 지난 2018년 12월(-1.2%)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6.2%), 2월(-11.3%), 3월(-8.4%), 4월(-2.1%), 5월(-9.8%), 6월(-13.8%), 7월(-11.1%), 8월(-14.0%), 9월(-11.8%), 10월(-14.9%), 11월(-14.4%), 12월(-5.2%)에 이어 올해 1월까지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산업부는 1월 수출액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2.5일 줄어든 조업일수를 꼽았다.

지난해의 경우 올해 설 연휴와 같은 기간에 54억6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명절 기간 최대 수출액이 8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약 48억 달러의 차이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업일수에 영향을 받지 않은 일평균 수출액은 20억1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8% 늘었다.

이 수치가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14개월 만이며 지난해 평균(19억9000만 달러)을 웃도는 수준이다.

주요 20대 품목 가운데 일평균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선박(77.5%), 컴퓨터(60.4%), 바이오헬스(52.0%), 화장품(12.3%), 석유제품(9.2%), 반도체(7.8%), 일반기계(6.3%), 플라스틱제품(2.8%),로봇(0.9%) 등 9개로 집계됐다.

수입은 427억2900만달러로 5.3% 줄었고 무역수지는 6억2000만달러로 9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일평균 물량도 전달보다 0.4% 늘었다. 수출 단가는 4.4%로 1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영증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전체 수출 가운데 대(對)후베이성 수출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이 10.5% 감소한 이유도 아직까지는 조업일수 부족의 영향이 더 크다고 봤다.

 

◇ 반도체 단가 상승에 회복세 ‘뚜렷‘…선박·컴퓨터 ‘약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액은 71억6000만달러로 3.4% 감소했다.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들어온 것은 13개월 만이다.

산업부는 서버·모바일용 반도체의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D램(8Gb)과 낸드(128Gb) 단가는 작년 12월보다 각각 1.1%, 3.2%가량 올랐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액은 각각 33억1000만달러, 35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7.1%, 2.2% 줄었다. 

석유제품의 경우 지난해 2월 이후 최저 감소율을 기록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수출 단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6.8% 감소한 1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출하량 감소와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확대에 따른 단가 하락이 수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철강 수출액은 16.6% 줄어든 23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철강 수요가 둔화되면서 단가 하락이 지속된 탓이다. 자동차·건설 등 전방산업이 침체된 점도 악재로 꼽힌다.

자동차 수출액은 28억5000만달러로 22.2% 감소했다. 주요 완성차 기업의 조업일수가 약 4일 줄었고 글로벌 시장 회복세도 늦춰지는 모양새다.

이 외에 무선통신(-23.2%), 가전(-18.4%), 자동차부품(-15.0%), 섬유(-12.2%), 일반기계(-4.8%) 등도 부진한 수출 실적을 냈다.

반대로 선박(59.0%)은 2018년 국내 조선사의 수주 실적 회복과 대형 해양플랜트(FLNG) 인도로 3개월 만에 수출 증가세로 돌아섰다.

컴퓨터(43.7%)도 낸드 단가 하락세 진정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4개월 연속 수출 오름세를 이어갔다.

바이오헬스(36.2%), 화장품(0.6%) 등 신수출 성장 품목도 호조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9.9%), 유럽연합(-16.2%), 중남미(-30.3%), 미국(-7.0%), 중국(-10.5%), 일본(-6.4%), 인도(-13.8%) 지역에 대한 수출이 부진했다. 아세안(9.9%), CIS(5.1%) 지역으로의 수출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