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안철수” 정계복귀 관전포인트는?

안철수의 새 정치는…구체적인 비전 제시 관심 지역구 출마 가능성 높아 ‘미니 대선’ 될 수도

2020-01-19     이교엽 기자
▲ 미소짓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19일 귀국하는 동시에 정계로 다시 복귀한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의원의 ‘컴백’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지만, 4년 전 총선 때 전국적으로 일으켰던 ‘안철수 돌풍’을 이번 총선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안 전 의원이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며 국민 앞에 내놓을 ‘새 정치’가 무엇이 될지 관심이다. 

안 전 의원은 그간 세 차례 메시지에서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봉사’라는 초심”은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으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진 않았다.

대신 안 전 의원은 “대한민국이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미래를 내다본 전면적인 국가혁신과 사회통합, 그리고 낡은 정치와 기득권에 대한 과감한 청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위한 정치개혁 과제로는 ▲정치 리더십의 교체 ▲낡은 정치 패러다임의 전환 ▲정치권 세대교체를 제시했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정계 복귀를 결심한 만큼 안 전 의원의 첫 시험대는 ‘총선 성적표’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박원순 시장과의 대결에서 낙선을 예상하고도 당을 살리기 위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만큼, 이번 총선에서도 ‘안철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출마를 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된다면 21대 총선은 안 전 의원 뿐만 아니라 이낙연 전 총리, 황교안 대표,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여야 대권 잠룡이 총출동하는 ‘미니 대선’으로 치러질 수도 있다.

안 전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정국의 핵’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만약 출마를 결심한다면 지역구는 서울 노원병 혹은 고향 부산이 정치권에서 심심찮게 거론된다.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가 야권의 합종연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쏠린다.

보수야권은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보수통합 협상이 한창이고, 진보야권은 바른미래당에 잔류한 호남계 의원들과 대안신당 등이 호남권 제3지대 정당을 목표로 합당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공개적으로 안 전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바 있고, 새로운보수당도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면 안 전 의원의 도움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대안신당 등 진보 야권에서도 안 전 의원의 합류를 바라는 눈치다.

결국 보수와 진보 야권 양쪽으로부터 모두 구애를 받고 있는 안 전 의원의 선택에 따라 야권 통합이나 정계개편 구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안 전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한국당을 수구, 꼰대에 비유하고 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우선이라고 할만큼 보수통합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진보진영과 손을 잡을 경우 호남 정당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안 전 의원이 추구하는 정치가 한계에 직면할 수도 있다.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으로 복당하지 않고 야권 어디와도 손을 잡지 않는다면 선택지는 하나 밖에 없다. 신당 창당 뿐이다.

일부에선 안 전 의원이 마크롱 대통령과 같은 중도 노선을 표방하며 독자 세력화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다만 안 전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정당 운영을 위한 재정 마련이나 시·도당 설립, 당원 모집 등 ‘인프라’를 총선이 채 9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구축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다.

뿐만 아니라 안 전 의원 본인 지지율도 관건이다.

안 전 의원은 차기 대선 주자 호감도 여론조사에서 대체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에게 뒤쳐지고 있다. 

더군다나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외연 확장을 시도하며 중도층 공략을 강화할 태세여서 안 전 의원이 신당을 차리더라도 중도층을 쉽게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