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 704조 돌파…‘역대 최고치’ 통합재정수지, 4년 만에 적자 위험

정부 예상보다 재정수지 악화될 가능성 있어

2020-01-08     박경순 기자
▲ 올해 국세 수입. /뉴시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걷힌 국세 규모가 1년 전보다 3조3000억원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중앙정부 채무는 70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도 올해 2월부터 마이너스(-)가 지속되면서 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8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1월호’에 따르면 올해 1~11월 걷힌 국세수입은 276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3000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결산 기준 잠정 ‘세수 진도율’은 93.8%로 전년(95.3%)보다 1.5%포인트(p) 하락했다. 

1년간 걷어야 할 세금 기준으로 11월까지 이 비율만큼 걷혔다는 의미다. 최근 5년(2014~2018년) 평균 진도율인 94.4%보다는 0.6%p 하락했다.

예산 기준 세수 진도율은 1년 전보다 10.6%p 내려갔다. 지난해의 경우 예산 대비 초과세수(25조4000억원)가 커서 연중 진도율(연간 진도율 109.5%)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11월 한 달 기준으로 국세 규모는 16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00억원 감소했다. 소득세는 10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 증가했다. 법인세는 전년과 같은 규모인 1조5000억원이었다. 부가가치세는 1년 전보다 1조8000억원 줄어들면서 1조1000억원이 감소했다.

1~11월 세외수입은 22조원으로 1년 전보다 1조원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사회보장 등 기금 수입은 136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조원 증가했다. 사회보장 등 기금 수입의 경우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증가했고, 국민 연금은 지역 가입자에서 사업장 가입자로 전환되면서 증가했다.

국세수입에 세외수입과 기금수입을 더한 총수입은 435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6000억원 늘었다.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따라 1~11월 총지출액은 1년 전보다 47조9000억원 늘어난 443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10월 누계 기준으로 통합재정수지는 7조9000억원 적자를 보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10조7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관리재정수지도 45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가장 큰 적자를 낸 것이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것으로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나타낸다.

지난 4월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반영해 정부는 올해 통합재정수지는 1조원 흑자, 관리재정수지는 42조3000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적자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재정수지는 정부의 예측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11월 말 기준 중앙정부의 채무는 704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원 늘었다. 

국고채 발행은 매월 이뤄지나 국고채 상환은 3·6·9·12월 주로 이뤄지고 있어 상환 달을 제외한 달에는 국가채무가 크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291조9000억원 규모로 짜인 정부의 주요관리대상사업 재정집행실적은 11월 말까지 276조4000억원(94.7%)이 집행됐다. 중앙부처는 연간계획대비 94.2%인 237조9000억원, 공공기관은 98.0%인 38조5000억원이 집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