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삼권분립 지적에 “난 전직 의장…국회 구성원엔 송구”

“의전서열 2번 예우 안 해…국민 생각 달라”

2020-01-07     박경순 기자
▲ 발언하는 정세균 후보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현직 국회의장이 총리로 가는 건 삼권분립 파괴이지만, 난 현직이 아니다”라며 삼권분립 훼손 지적에 반박했다.

정 후보자는 7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정 후보자는 “외교부 의전편람 의전서열은 현직에 적용되는 것이다. 전 현직 의장이 아니다”라며 “현직 의장이 총리로 간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삼권분립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 현재 국회의원 신분이다. 어딜 가도 절 의전서열 2번으로 예우하거나 인정하는 데가 없다”며 “제가 현직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법부 구성원들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지만, 국민들께선 달리 생각하시더라”며 “제가 할 역할이 있다면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제가 알고 있는 삼권분립은 국회는 입법, 행정부는 집행, 사법부는 적용하는 기능의 분리이지 인적 분리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의장을 했기 때문에 청문회 국회 구성원들이 불편해할 수 있어 주저한 것”이라며 “그래서 고사했는데 국가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면 격식을 따지기보다 일을 맡는 게 도리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새로운보수당 지상욱 의원이 ‘총리로 가면 여당 의원들이 지적하기 어려워지지 않겠냐’고 묻자 “한번 의장이면 영원한 의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의장이라는 건 직책을 맡고 있을 때 얘기다”라며 “전직 의원이 공기업 장이 되면 현직 의원으론 대우 안 한다”고 선 그었다.

다만 “국회 구성원들에겐 송구한 맘을 갖고 있다”며 “지난해 여름 얘기가 나왔을 땐 그런 생각이 없었지만, 결국 이렇게 됐다. 입법부 구성원에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정 후보자는 개헌에 대해 “현행 헌법 권력 구조는 대통령과 행정부에 권한이 집중돼 있다”며 “수평적·수직적 분권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는 게 제 오래된 소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가 구성되고 그 1년이 (개헌) 적기다”라며 “대통령도 개헌에 반대하시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이 2014~2016년도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소득세 탈루 의혹을 제기하자 “소득세는 기부금, 정치자금, 후원금 공제를 받아 많이 내진 않았다”며 “14·15년 자녀가 결혼해 지출이 많았다. 축의금으로 1억5000만원씩 들어와 충당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배우자 보훈연금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두 자녀가 유학했지만, 장녀는 학비와 생활비를 장학금으로 조달했다”며 “장남은 본인이 번 돈과 대출 등으로 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