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00] 한국당 중심 보수통합? 안철수는 ‘중도’ 승부수
보수 대통합 대신 ‘우파 춘추전국시대’로 가나
오는 6일이면 4월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다.
국회 내의 여야 대치가 날이 갈수록 극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그런 와중에 보수야권에서는 ‘대통합’ 논제가 변화의 기점을 맞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주축으로 총선 승리를 위한 보수통합이 논의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해 11월 “국민 염원과 명령을 받들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가치를 받드는 모든 분들과 정치적 통합을 본격 추진하겠다”며 보수대통합을 예고했다.
이후 실질적 진전은 없이 줄곧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졌다.
통합과 관련된 당내 논의기구와 외부 협의기구를 만들어 활동하겠다고 밝혔으나 수면 위로 올라온 성과는 없었다.
그러던 중 최근 보수통합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2일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이후 해외에 머문 지 1년4개월 만이다.
마침 같은 날 한국당은 재입당을 희망하는 인사에 대한 입당을 전면 허용한다며 당의 문을 활짝 열었다.
황 대표는 “그동안 입당이 보류되었던 분들에 대한 재입당 허용을 결정했다”며 “(보수)대통합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치로 한국당은 과거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던,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조해진·류성걸 전 의원 등의 복당을 허용하게 된다.
안 전 대표의 복귀와 한국당의 재입당 허용 등이 보수통합에 결정적인 변곡점이 될지가 주목된다.
하지만 황 대표가 말하는 통합의 대상이나 가치관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아, 결국 보수대통합보다는 ‘보수 우파 춘추전국시대’가 열리지 않겠냐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 대표는 최근 새로운보수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듯한 뉘앙스를 비쳤다.
그렇다고 안 전 대표가 한국당 중심 보수야권 재편 작업에 합류해줄지는 미지수다. 성사 확률이 크지 않은 이야기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우리 쪽으로 오겠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되는 것을 보고 중도를 노리고 복귀 선언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렇게 보면 황 대표와 방향이 너무 다르다”며 “한국당 쪽에서 러브콜을 한다 해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 전 대표는 결국 ‘양당 심판론’을 선택해 중도정치를 지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한국당이 장외집회와 원내 투쟁에도 실패를 반복하며 갈수록 ‘극우화’ 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는 가운데 굳이 통합에 목을 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황 대표는 최근 국회로 난입한 태극기 부대를 지휘하는 등 급격히 오른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을 장악하는 힘도 강화하고 있어, 지금 같은 상황에서 모두 내려놓고 수평적 협의를 해야하는 통합을 이루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보수통합을 위해 밀고 당기기에 몰두하기보다는 궁극적인 총선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연대’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개정 선거법을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당 통합보다 ‘쪼개기’가 실속 있을 수 있다고 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