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 건너 커피숍’ 전국 7만곳 돌파…지난해 9천곳 폐점

경쟁 심화로 10곳 중 1곳 적자 운영

2019-11-06     박경순 기자
▲ 블루보틀 1호점 앞.

전국에서 영업 중인 커피전문점이 7만곳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새로 생겨난 커피전문점만 1만4000곳에 달했다.

하지만 창업률이 주춤해지고 있는 것과 달리 폐업률은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약 9000곳의 커피숍이 문을 닫았다.

커피숍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이익은 둔화했고, 10곳 중 1곳은 적자로 매장을 운영했다.

6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커피전문점 현황‧시장여건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에 영업 중인 커피전문점은 약 7만1000개로 집계됐다.

지방행정인허가 자료 중 업태가 ‘다방’, ‘카페’, ‘커피숍’으로 분류된 곳이다.

커피전문점 매장 수 증가율은 2009년 2.7%에 불과했으나 지난 2011~2016년까지 매년 10%대를 기록해 왔다.

커피 소비가 대중화되면서 매년 새로 생겨나는 커피숍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연간 353잔으로 세계 커피 소비량을 크게 웃돈다.

지난 5년간 국내 커피 관련 시장의 매출액 62.5%는 커피전문점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점 10곳 중 4곳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 집중됐다.

지역별 매장수를 보면 경기 1만5000곳, 서울 1만4000곳으로 두 지역의 커피전문점 수가 전체의 41.2%를 차지했다.

시‧군‧구별로는 서울 강남구(1739개)가 가장 많았다. 이어 창원 1420개, 수원 1321개, 성남 1278개 등으로 인구 밀집지역일수록 커피전문점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00명당 커피전문점 수가 많은 곳은 서울 중구(8.80개)였다.

최근 들어 커피전문점 창업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창업률은 22%로 폐업률(14.1%)보다 여전히 높았지만 4년 전인 2014년(26.9%) 최고치를 찍은 이후부터는 지속 내려가고 있다.

반면 폐업률은 같은 기간 11%에서 14.1%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창업한 커피숍 수는 1만4000곳에 달했지만 문을 닫은 곳도 9000곳이나 됐다.

커피숍 과밀화로 업체당 영업이익도 줄었다.

지난 2017년 커피전문점 매출은 7조9000억원으로 전년(7조1000억원)보다 확대됐지만 업체당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80만원에서 1050만원으로 감소했다. 

적자로 운영 중인 매장 비중은 전체의 11%에 달했다. 음식점 적자 매장 비중(4.8%)보다 높은 것이다.

김태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커피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커피전문점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매장수 증가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매장별로 영업 상황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타벅스를 비롯해서 ‘블루보틀’, ‘테라로사’ 등 대형 브랜드간 경쟁으로 개인 창업이 주로 ‘테이크아웃’ 위주의 저가 시장에 쏠릴 수 있어 이들 시장의 경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