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前차관, 경찰 소환 면하자 퇴원…"치료 방해돼 병원 옮긴 것"

2013-07-10     엄정애 기자

'고위층 성 접대'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경찰 소환을 면한 직후 병원에서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이 병원 신경과병동에 입원해 있다가 전날 퇴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차관은 "치료를 받던 병원이 (언론에) 너무 알려져 있어 치료에 방해돼 다른 병원으로 옮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김 전 차관은 최근 경찰 수사 과정에서 성 접대에 동원된 피해 여성들에게 피소됐으며,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김 전 차관에게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했다.

김 전 차관은 경찰 소환이 예상되던 지난 5월19일 맹장수술 등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했다. 경찰은 5월29일부터 4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김 전 차관은 병원 치료를 이유로 불응했다.

김 전 차관은 20일간의 입원 치료 기간이 끝난 뒤 지난달 10일 역류성식도염 등의 증상으로 재입원했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체포영장을 신청하며 소환 조사를 강행하려 했지만 검찰은 영장을 반려했다.

결국 경찰은 지난달 29일 김 전 차관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방문해 6시간 가량 조사를 벌였다. 김 전 차관은 구체적 혐의에 대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전 차관에 대한 추가 소환 없이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성한 경찰청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체포영장을 계속 재청구하면 기관 간의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모(52)씨의 구속 여부는 10일 중 결정된다.

경찰은 건설업자 윤모(52)씨에 대해 특수강간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윤씨는 이날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경찰은 김 전 차관과 윤씨 등 사건 관계자 15명 가량을 이달 중 검찰에 송치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