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무한경쟁 체제로…앱 하나로 모든은행 이체 가능
오픈뱅킹 서비스, 오는 30일부터 시범 실시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에서 출금이나 이체를 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오는 30일부터 시범 실시된다.
2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오는 30일 시작되는 시범서비스엔 시중은행 10곳(국민·IBK기업·NH농협·신한·우리·KEB하나·부산·제주·경남·전북은행)이 참여한다.
정식 오픈하는 12월 18일부터는 일반은행 16개사에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2개사를 더한 총 18개사로 확대된다.
또 네이버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기업들도 합류할 계획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서비스 신청을 한 핀테크사는 153곳에 달한다.
향후 저축은행, 상호금융권, 금융투자업권 등 지급결제 기능이 있는 금융회사의 추가 참여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오픈뱅킹이 전면 시행되면 고객의 이동성이 확대돼 은행간 고객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 이용 수수료가 현행의 10분의 1 수준인 20~50원으로 적용된다는 점도 기존 은행들에겐 위협 요소다.
현재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은 간편송금 서비스를 하기 위해 금융사에 건당 400~500원을 지불해 왔는데,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이 수수료 비용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자체적으로 앱 편리성을 높이고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방어선 구축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시행에 앞서 오는 28일부터 모바일 플랫폼인 쏠(SOL)에서 모든 금융거래를 한눈에 조회 및 관리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한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쏠 앱에서 타행계좌의 이체 거래를 할 때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간편뱅킹 앱인 ‘위비뱅크’에 입점한 핀테크 기업과 은행간 정보 연동 시스템을 구축하고, 해당 핀테크 기업의 서비스를 위비뱅크 이용고객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뱅크샐러드(레이니스트) 앱에 대안신용정보를 활용한 소액대출 한도조회 서비스도 선보였다.
국민은행도 지난 2016년 출시한 ‘KB마이머니’ 앱을 전면 개편했다. KB마이머니는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금융자산과 부동산, 자동차 등 현물자산 정보를 종합 관리할 수 있는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다.
국민은행에 보유한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등록한 다른 금융기관의 데이터까지 반영해 자산의 흐름을 보여주고, 부채비율, 금융자산규모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아울러 오픈뱅킹의 도입으로 향후 금융상품의 제조와 판매 분리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개인의 민감한 금융정보가 공동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는 만큼 금융사고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픈뱅킹 시대의 개막은 금융정보의 외부 공유를 확대하고 은행 간과 은행과 핀테크 간 경쟁과 협력을 본격 촉진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면서도 “고객 데이터에 대한 관리 소홀, 시스템에 대한 보안위협, 금융범죄 등의 부작용이 증대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감독당국은 시스템 안정성과 고객정보의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오픈뱅킹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제고하며, 금융업의 개방성 확대로 인한 영향에 대해 주기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성준 금융결제원 오픈뱅킹팀장은 “현재 신청사들을 대상으로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서비스 기능 테스트와 보안 및 취약점 점검 등을 면밀히 진행해 12월18일부터 차질없이 본격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