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집]맛있는 약, 한식의 재발견…‘다담’
한국인이라면 매일 최소 한 끼는 어쩔 수 없이 ‘한식’을 먹게 마련이다. 늘 먹는 한식이기에 어떤 한식집을 놓고 ‘맛있다’와 ‘맛없다’, ‘또 가고 싶다’와 ‘다시는 안 가겠다’ 등 사람마다 결론도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또 어떤가. ‘맛있어서 귀한 사람과 다시 가고 싶다’….
맛은 물론 한식의 약점으로 지적받던 분위기와 서비스까지 만족시키며 지난 3년 간 미식가들 사이에 각종 모임 장소로 각광 받아온 곳이 ‘다담’(02-518-6161)이다. 음악채널 엠넷이 자리했던 서울 청담동 97-1 엠빌딩 지하 1층에 터를 잡았다. 밖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멋진 정원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지하라지만 전혀 지하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조선 사대부가의 아흔아홉칸 주택을 상징하는 강원 강릉 선교장에서 모티브를 얻은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곳곳에 녹아 흐른다. 덕유산, 태백산 등 명산의 이름을 딴 프라이빗 룸 16개와 대표 메뉴인 ‘뽕잎 한우’의 감칠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그릴 존, 도심의 외부 정원을 만끽할 수 있는 다이닝 홀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프라이빗 룸은 고객이 드나드는 출입구와 직원이 새 음식을 내오고, 먹은 음식을 들여가는 출입구 등 2개로 구분돼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집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제1회 고품격 한국적 실내 공간’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돼 더욱 성가를 높였다.
생산 농장과 직거래로 확보한 제철 식재료를 엄선해 만든 정통 한식들을 선보이고 있다. 여름을 맞이해서는 음식 궁합에 기초해 시원하게 즐기는 동시에 보신도 할 수 있는 한정 메뉴들을 선보인다. 최연소 한식 명인인 정재덕 헤드 셰프가 고안한 것들이다.
‘물냉면’과 ‘비빔냉면’은 15일 동안 숙성시킨 동치미 육수, 메밀과 고구마 전분으로 반죽한 면이다. 수분 대사를 촉진하는 무와 열을 내려주는 메밀이 음식 궁합을 이룬다. 면 위에 육수를 듬뿍 부어 나오면 물냉면, 면 위에 양념을 얹는 대신 육수를 따로 내오면 비빔냉면이다. 각 1만5000원.
‘텃밭 샐러드’는 여름 텃밭에서 갓 따온 듯 싱싱한 잎채소에 항암 효과와 간 해독 기능이 있는 된장 소스로 맛을 낸 것이다. 비타민, 미네랄, 칼륨, 칼슘, 식이섬유 등이 풍부해 신진 대사를 원활히 돕는 잎채소에 된장 소스를 곁들이면 된장에 없는 비타민 성분은 보충되고, 잎채소의 칼륨이 된장에 함유된 나트륨을 배출시켜 1석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만2000원.
‘해물 냉채’는 열을 내려주고 기운을 북돋는 가지, 간의 해독 작용을 도와 피로 회복에 탁월한 문어로 만들어 여름을 차갑게 즐기도록 한 별미다. 단품으로는 맛볼 수 없고 런치코스 ‘바람’(5만원), 디너 코스 ‘누리’(9만9000원)에만 따라나와 아쉽다.
‘오미자 배숙’은 수분 섭취를 돕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특히 좋은 오미자와 배변과 이뇨 작용을 돕는 효과가 높은 배로 만드는 후식이다. 기침감기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1만5000원.
냉면이나 텃밭 샐러드 등을 단품으로 즐길 때 곁들이면 좋은 메뉴가 ‘뽕잎 한우’다. 이름 그대로 뽕잎만 먹여 키운 한우고기다. 일반 사료를 먹인 한우에 비해 육질이 부드럽고 육향이 깊다. 누린내가 없을 뿐더러 육즙도 고소하다. 특히 당뇨병 예방과 노화 방지 효과까지 지녔다. 무항생제 사육은 물론이다. 덕분에 육식 애호가들 사이에 각광받고 있다. 꽃등심, 갈비살, 채끝등심 등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자리에 앉아 음식을 시키면 주문한 메뉴에 맞춰 콩, 감자, 고구마, 다시마, 오렌지, 대추, 잣 등을 말린 주전부리들을 내온다. 가게 이름 다담이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정성을 다해 준비한 다과’라는 뜻인 것을 생각하며 먹으면 더욱 정감이 간다.
런치는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3시, 디너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운영된다. 연중무휴. 주차는 건물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