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은 찻잔·주칠함, 시진핑은 서예·법랑 선물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공식 일정 외의 이례적인 특별오찬을 가진 가운데 서로 선물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찻잔과 주칠함(朱漆函)을, 시 주석은 서예작품과 법랑을 각각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주최한 특별오찬에 참석하고 이 같이 서로 선물을 교환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펑 여사에게 찻잔세트와 주칠함을 각각 1점씩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춘천옥으로 된 찻잔세트를 선물하면서 "우리나라 춘천에서 나오는 옥으로 만든 것"이라며 "옥은 예로부터 여러 잡귀를 쫓아낸다는 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에서도 옥이 그런 뜻을 갖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펑 여사에게 주칠함과 관련해 "이 함은 예로부터 우리나라 궁에서 소중한 것을 담아 감사의 뜻을 표시하던 선물함"이라며 "귀한 사람에게 고마움을 담아 드리는 함"이라고 말했다. 펑 여사는 "함이 예쁘다. 아주 고맙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당(唐)대 시인 왕지환(王之渙)이 쓴 '관작루에 올라(登鸛雀樓)'라는 시의 두 구절이 쓰인 서예작품과 법랑 1점을 전달했다.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선물한 서예작품에는 '백일의산진(白日依山盡), 황하입해류(黃河入海流), 욕궁천리목(欲窮千里目), 갱상일층루(更上一層樓)'라는 시구가 써있다. '하얀 햇빛 스러지는 산, 누런 강물(황하) 흘러드는 바다. 천리너머를 바라보려고 누각을 한층 더 오른다'는 뜻이다.
특히 세 번째와 네 번째 구절에는 더 높은 경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과 의지가 표현돼있다. 이 같은 시구를 감안할 때 선물을 통해 양국 관계를 한층 발전시켜나가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시 주석은 이날 서예작품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하면서 이 같은 시구의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 시의 내용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이 시구가 유명해 암송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선물한 법랑의 경우 당초 도자기로 알려졌지만 이후 금속에 유약 처리를 한 법랑 화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물받은 법랑은 남색 바탕에 오색 봉황 무늬가 있는 베이징 전통 수공예품인 경태람(景泰藍)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찬에서 양 정상은 상호 배려와 존중의 기반 위에 격의 없이 편안한 분위기였다"며 "한·중 간 전략동반자 관계를 보다 내실화해나가기 위한 다양한 구상과 한반도 정세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미래협력 강화방한 및 동북아 역내 공동번영을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