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권영세 대화록' 공방…도청 논란
여야가 28일 권영세 주중대사의 10·4남북정상회담 NLL(서해 북방한계선) 관련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도청 여부가 핵심쟁점이었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통화에서 "민주당은 도청 전문당이냐.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도청파일 100여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며 "도청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도청 전문 정당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이 있으면 자꾸 악의적으로 확산시키지 말고 당당하게 내놓으면 되지 않느냐"며 녹음파일 공개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민주당을 비난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전날 의원총회에서 박영선 의원의 100여개 녹취록과 관련, "만일 사실이라면 민주당은 폭로전문 도청 전문 정당이다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다. 그런게 있다면 당당히 공개하고 어떻게 도청이 녹취가 됐는지도 밝히는 것이 떳떳한 자세"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반격을 가했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 통화에서 도청전문정당이란 지적에 "과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박범계 의원이 직접 국회 본회의장에서 권영세 의원과의 대화 과정이 녹음된 파일이 민주당에 입수된 경위를 이야기했다"며 반발했다.
이어 "민주당이 독촉을 했다거나 한 건 아니고 당시 동석했던 기자 1명이 당사자로서 녹음을 한 것이고 그 파일이 제보된 것"이라고 입수 과정을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 YS정부 시절에 정부에서 소위 드림팀이라는 걸 만들어서 정치인들을 도청·감시했다. 이에 직접 연루된 것이 새누리당이다. 그런 과거를 지닌 정당이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MBC라디오 시선집중과 통화에서 "도청이 아니고 저희가 제보를 받은 것이다. (제보자가)대화 당사자 중에 하나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도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지원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통화에서 "불법 도청이면 민주당이 부담 때문에 그것을 공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도청 의혹을 일축했다.
이들의 설명대로 박범계 의원은 전날 "새누리당의 원내대표가 민주당을 가리켜 도청전문정당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이 녹음파일은 도청되지 않았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한 인사에 의해 녹음됐고 그것이 민주당에 입수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민주당은 대화록 추가공개를 시사했다.
박지원 의원은 "저는 칩으로만 봤기 때문에 (권영세 대사의 발언 내용은)칩에 들어 있다. 칩 2개에 보관돼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다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협의해 공개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특히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에 나가 계시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외국 순방 중에 이런 것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 순방 종료 후 공개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공개되지 않은 대화내용의 일부를 소개했다.
그는 "아직은 공개되지 않은 녹음파일에는 개헌을 해서 민주당을 어떻게 하겠다. 또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네거티브 캠페인을 이렇게 했다는 몇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그런 내용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차차 공개를 하게 되면 권영세 대사가 오히려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