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구조조정, 회사 '뻘짓' 때문" 파장

삼성증권 前 직원 돌직구 "무리한 채권 판매, 구조조정 낳아"

2013-06-27     엄정애 기자

자산기준 업계 3위 삼성증권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 회사의 전(前) 직원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최근 사태에 대한 돌직구를 던져 파장이 예상된다.

한때 삼성증권 직원이었다고 밝힌 이 블로거는 27일 "현재의 구조조정은 증권가의 전반적인 급격한 수익저하와 인력과다에서 비롯된 점이 크지만, 또다른 이유는 삼성증권이 회사차원에서 해놓은 엄청난 '뻘짓'에서 비롯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블로거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그동안 해외 장기채를 비롯한 채권관련 상품을 강하게 프로모션해왔다. 문제는 손실 발생 가능성이 적지 않고, 그로 인한 우량고객의 신뢰상실 및 이탈 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증권의 채권상품 강화는 일본 노무라증권의 모델을 따라가기 위한 것이었는데, 일본과 국내 주식시장이 전혀 다른 상황임에도 회사가 이를 강행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본은 주식시장의 대붕괴 이후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제로금리에 가까운 시장상황을 기반으로 해외 채권을 판매하면서 이에 대한 능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해외 채권이 메리트를 갖기 위해선 국내 채권 또는 은행예금의 수익률보다 높아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그 기준이 제로에 가깝고, 한국은 최소 3%라는 점을 삼성증권이 간과했다는 뜻이다.

그는 "예를 들어 국내 채권시장의 수익률이 4%라고 가정했을 때, 고객을 설득해 해외 채권에 투자하게 만들 수익률은 최소 6~7% 이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 또한 높아지기 때문에 삼성증권은 감당하지 못할 리스크를 누적했을 것이고, 문제가 터지기 전에 미리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한 것이란 게 이 블로거의 주장이다.

그는 "나름 최고 증권사라는 타이틀과 브랜드를 가지고 직원들을 압박해 고객들을 '뭐 같은' 상품으로 잔뜩 몰아넣었다"며 "회사의 멍청한 운영방침에 직원과 고객만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라고 씁쓸함을 전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현재 과장 및 대리급 직원 100여명을 전자·금융 계열사로 전환 배치하는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7개 지점을 인근 지점과 통폐합하고, 8개 지점은 10명 미만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점포 개념인 '브랜치'로 만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