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국정원 국정조사 초입부터 신경전 팽팽

2013-06-26     이원환 기자

여야 원내지도부가 26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를 위한 실무협상 초입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8시께 국회 사랑재에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만나 "국민들은 이번 국정조사가 유야무야 용두사미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 또 성역 없는 투명한 조사로 국정원 개혁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성역을 없애고 결실을 거두는 국정조사가 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번 국정조사가)잘못돼온 국정원이 국민의 존중과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거듭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새누리당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국정조사를 정치공세 차원에서 접근해선 안된다며 반격을 가했다.

김 의장은 "국정조사를 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고 당연히 성역 없이 조사하고 진위를 밝혀야겠지만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로 만드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여야를 떠나 진실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경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6월국회에 상정된 경제민주화법안에 대한 시각차도 일부 드러냈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대선 때 여야 공히 공약한 사항들과 그동안 처리키로 합의한 사항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진심을 보여야할 책무가 여야에게 있다"며 "국회 기득권 내려놓기 법안뿐만 아니라 상반기 안에 처리키로 했던 검찰개혁 관련 법안에서도 합의점을 찾아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국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기현 의장은 경제민주화법안과 관련, "을(乙)을 지키는 것은 물론 병(丙)도 지키고 정(丁)도 지켜야 한다. 갑을병정이 모두 상생하는 경제질서와 문화를 만드는 데 새누리당이 앞장서겠다"며 민주당의 을 지키기 방침과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날 회동 분위기는 대체로 원만했다. 첨예하게 대립하던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국정조사에 합의한 다음날이라 자화자찬성 발언도 있었다. 6월국회 법안처리 각오를 밝히는 내용의 발언도 나왔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회가 대화와 화해로 해결방안을 모색해 다행스럽다. 이런 모습을 국민들도 바라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정원 댓글 관련 제반 의혹 국정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돼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국정원 개혁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같은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생산적인 국회, 일하는 국회와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여야 원내지도부의 의지는 변함없다"며 "오늘 운영위에서는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이제 국회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도 "6월 임시회가 국정조사 합의를 이뤄내 여야간 약속을 지킨다는 모범적인 전례를 만든 듯하다. 이제 남은 것은 국민과 한 약속이다. 을과 민생을 살리는 법안을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속도감 있게 처리하고 있으니 결과물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