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마지막 그림 '불이선란도' 보러오세요
국립춘천박물관(관장 이내옥)이 '조선 선비의 공간미학, 사랑방' 특별전에서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의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를 6일부터 내년 1월2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추사가 달준(達俊)을 위해 우연히 그린 작품이다. 마음을 내려놓고 난초를 자연스럽게 그린 경지가 유마의 불이선의 경지였다고 그림에 적어 '불이선란도'라 이름 붙여졌다. 추사는 득의작(得意作)이라 느꼈고, 여러 가지 생각과 회포를 적으며 제발을 네 번이나 추가했다. '부작란도(不作蘭圖)' 혹은 '소심란도(素心蘭圖)'라고도 불린다.
정확한 제작 시기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북청으로 유배 갔다가 1852년 8월에 풀려난 뒤 1856년 10월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마지막으로 은거했던 과천에서 그렸다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현존하는 추사의 마지막 그림인 셈이다.
추사의 또 다른 작품인 '세한도(歲寒圖)'와 쌍벽을 이룬다. 마른 붓으로 옅은 먹을 아껴 사용해 간결하면서 예스럽고 소박하다. 난초 그림이나 글씨 모두 기존의 법식을 초월해 난초를 그렸으되 그리지 않은 듯한 인상을 풍긴다. 추사를 따르던 오규일, 말년의 애제자 김석준, 장택상과 손재형 등을 거쳐 손창근씨가 소장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조선 선비들의 사랑 공간 구성과 꾸밈에 담긴 정신과 미학을 살펴보며 삶을 되돌아 보기 위해 마련했다. 조선 선비들의 사랑과 그 내부의 기물 등 관련 유물 70여점이 전시된다.
5일 오후 3시 개막한다. 국민대 김개천(53) 교수의 특별강연 '최소한의 거대공간-사랑방'이 같은 날 오후 2시에 마련된다.